[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기대 반, 우려 반이다.
KBS2 '톱밴드3'가 드디어 시청자와 만난다. 상금 1억 원을 걸고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를 가리는 이 프로그램. 그동안의 역사는 굴곡졌다. 시즌1은 호평 속에 막을 내렸지만 시즌2는 프로 밴드들이 오디션에 대거 참여하면서 초심을 잃었다는 혹평을 받은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리고 3년 만에 절치부심해서 돌아온 '톱밴드'. 과연 시즌1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시즌2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편성 시간이다. '톱밴드3'는 기존에 방송됐던 토요일 심야시간대가 아닌 토요일 오전 11시 30분에 방송된다. 밴드음악의 주소비층은 아무래도 청년층이다. 젊은층에게 토요일 오전은 일주일간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기 위해, 혹은 불타는 금요일을 보낸 여파를 해소하기 위해 늦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여유로운 시간. 이 점을 고려한다면 '톱밴드3'의 방송시간은 그야말로 애매한 시간대다. '토요일 11시 30분이라니 일어나야 하나 그냥 밤을 새야 하나'라는 한숨섞인 댓글이 나오는 이유다. 또 결승전도 문제다. '톱밴드' 결승전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오전 11시 30분에 과연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방청객과 밴드가 이른 오전 시간에 맞춰 스탠바이할 수 있을지가 우려 대상이다. 이와 관련 윤영진PD는 "편성 시간도 승부수를 던졌다. 가족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방송을 만들려 한다. 좀더 쉽고 친근하게, 유쾌하고 밝은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 역할은 장미여관이 잘 해줄 것 같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음악 방송 시장의 포화도도 문제다. 처음 '톱밴드'가 시작됐을 땐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시절이라 토너먼트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왓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MBC '복면가왕', JTBC '히든싱어', KBS2 '불후의 명곡', Mnet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혹은 토너먼트 방식의 음악 관련 프로그램이 차고 넘친다. 당연히 시청자의 감각도 무뎌졌다. 시청자들이 음악 관련 프로그램에 이미 식상함을 느끼고 있는 마당에 '톱밴드'가 얼마나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차별화 포인트는 있다. 바로 비주류 음악인 밴드 음악을 꺼내들었다는 것. 사실 대한민국 밴드 음악 시장은 지나치게 보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노래 실력을 둘째 치고 잘 생긴 보컬만 있으면 그대로 밴드로 인정받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밴드 음악의 본질은 보컬이 아니다. 드럼 베이스 기타 보컬이 하모니를 이룰 때 진정한 밴드 음악이 탄생한다. '톱밴드' 시즌1이 호평을 받았던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컬 뿐 아니라 악기 연주 실력에도 포커스를 맞추면서 유일무이한 진짜 밴드 발굴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 이번 시즌도 이런 초심을 찾는다면 돌파구가 보일 수 있다.
'톱밴드3'는 3일 오전 11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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