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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승 세든, 8피안타에도 꺾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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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은 지난 7월 부상으로 퇴출된 트래비스 밴와트의 대체 선수로 들어왔다. 2년만의 국내 무대 복귀.

그러나 초반 세든의 구위와 제구력은 2년전 14승을 거둘 때와는 사뭇 달랐다. 7월 15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세든은 이후 8월 23일 NC전까지 7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8.40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후반기 반등을 노렸던 SK는 세든의 난조로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세든은 지난 8월 28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자신의 국내 무대 첫 완봉승을 따내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SK는 당시 "세든이 그 이전 한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년전 자신의 경기 모습을 보며 투구폼과 밸런스를 잡은 것이 힘이 된 것 같다"고 했다.

LG전 이후 세든은 안정된 페이스를 이어갔다.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5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4연승 행진. 세든의 활약을 앞세운 SK는 9월 들어 5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세든은 30일 인천에서 완봉승의 기분좋은 기억을 선사한 LG를 상대로 다시 선발등판했다. 하지만 세든에 대한 연구를 철저히 마친 LG 타자들은 만만치 않았다. 세든은 6이닝 동안 안타 8개와 4사구 2개를 내주며 고전했다. 마지막 6회를 제외하고 5회까지 매이닝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실점은 단 한 개. 세든이 여러차례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한 것은 그의 최근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 위기관리 능력과 승부구에 대한 자신감이다.

1회말 선두타자 임 훈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세든은 문선재 타석때 도루자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세든이 던진 1루 견제구를 1루수 박정권이 잡아 2루로 송구, 태그아웃시켰다. 세든은 2사후 박용택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히메네스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에는 무사 1루서 양석환에게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맞았으나, 중견수-유격수-포수로 이어지는 수비진의 정확한 중계 덕분에 1루주자를 잡아내며 실점을 면했다. 계속된 1사 2루서는 오지환과 유강남을 각각 슬라이더와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선두 손주인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견제로 잡아냈고, 계속된 1사 2루서는 문선재와 박용택을 범타로 물리쳤다. 세든은 4회 먼저 한 점을 줬다. 1사후 나성용과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이어 오지환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실점을 했다. 1사 2,3루의 추가실점 위기. 세든이 집중력을 발휘한 순간이다. 유강남을 바깥쪽 138㎞짜리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데 이어 손주인은 131㎞ 슬라이더로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사구와 내야안타로 또다시 1사 1,2루에 몰린 세든은 히메네스와 나성용을 각각 커브와 슬라이더로 우익수 플라이, 삼진으로 제압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6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세든은 7회 전유수에게 마운드를 남겼다.

이날 세든은 득점권에서 9타수 1피안타를 기록했다. 4회 오지환에게 얻어맞은 2루타가 득점권에서의 유일한 피안타였다. 투구수 105개 가운데 직구가 55개, 슬라이더 31개, 체인지업 17개, 커브 2개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혹은 상대가 작정하고 덤벼드는 날, 이를 물리칠 수 있는 무기는 제구력과 자신감이다. 세든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서 이를 잘 입증했다. 8대1의 승리를 이끈 세든은 5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7승째를 따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