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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회장 "현 FIFA 위기, 부활의 또 다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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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는 현재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위기에 놓여 있다. 이것은 동시에 우리에게 기회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도전하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 부회장이 최근 FIFA 상황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정 회장은 29일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까지도 블래터 회장 사건에 연루돼있다는 사실에 충격과 함께 슬픔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이어 "FIFA 집행위원으로 일하면서 블래터 회장과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의 불투명하고 불법적인 FIFA 운영에 대해 경고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FIFA의 부패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애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정 회장은 "FIFA는 현재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우리에게 기회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은다면 다시 FIFA를 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FIFA 내 부패 척결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FIFA의 과거 비리를 척결하는 일은 사법기관에 맡기고, FIFA를 살리는 일은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 축구와 무관한 사람들이 축구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FIFA 비상대책기구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도 전세계에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대륙별 예선 대회가 열리고 있다. 많은 축구 발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이를 주관해야 할 FIFA는 현재 붕괴 상태에 직면해있다. 이미 제롬 발케 사무총장은 직무정지를 당한 상태다. 블래터 회장도 곧 사법기관과 FIFA 자체 조사에 따라 직무정지가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현재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FIFA와 각 대륙연맹은 임시 집행위원회와 임시총회를 개최해 FIFA 사무국의 직무가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하는 비상대책기구의 설립을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회장은 바닥을 친 FIFA의 이미지 회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FIFA는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사치를 선사하는 기구가 아니다. 수 많은 축구인과 축구팬들에게 희망과 즐거움, 페어플레이의 가치를 심어주는 순수한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 많은 대륙의 젊은 선수들이 축구를 통해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처럼 축구는 앞으로도 희망과 영감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4년 안에 FIFA의 환골탈태를 꿈꿨다. 그는 "내가 차기 FIFA 회장이 된다면, 처음 2년간은 FIFA의 구조 개혁을 완수하고 나머지 2년은 FIFA의 화합과 활기를 되찾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것은 4년의 한 번 임기로도 충분하다고 믿는다. 40년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4년이면 충분하다. FIFA를 '희망과 영감'의 대명사로 만드는 일에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동참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