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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 싸움의 핵심 키워드, 외국인 선발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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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부터 8위까지 2경기차 안팎의 피말리는 '와일드카드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고착된 중하위권 4개 팀의 5위 싸움이 예측불허 안갯속 레이스다. 한때 한화 이글스가 대세처럼 보였는데, KIA 타이거즈를 거쳐 한화를 다시 찍더니, 최근엔 롯데 자이언츠가 분위기를 탄 듯 하다. 치고나갈 힘이 있는 팀이 아니라, 처지지 않고 버티는 팀이 살아남는 '도토리 키재기'다. 대다수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한다.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기 힘든 시즌 막판이다.

2~3연패를 당하면 벼랑끝으로 몰리는 이 시점에서 외국인 투수를 주목해야할 것 같다. 전력의 기본인 마운드, 선발 투수에 어깨에 팀 운명이 달렸다. 그 중심에 소속 팀의 1~2선발을 맡고 있는 외국인 투수가 있다. 듬성듬성 공백이 있는 잔여경기 일정에 따라 핵심투수의 집중 투입까지 가능하다. 에이스급 선발의 존재감이 확실하게 드러나게 돼 있다.

지난 겨울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한 롯데. 시즌 내내 '잘 뽑은 외국인 투수' 덕을 봤지만, 요즘엔 더 마음 든든하다. 조쉬 린드블럼과 좌완 브룩스 레일리, '원투 펀치'가 믿음직스럽다. 린드블럼이 13승8패-평균자책점 3.38으로 탁월했고, 레일리가 10승8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준수했다. 린드블럼은 13일 한화전에서 6이닝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되기 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선발로 나선 29경기 중 21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초우량 에이스급 활약이다.

레일리도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마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4일 KIA전에서 8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데 이어,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3실점, 1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최근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64. 남은 10여경기에서 린드블럼, 레일리이 최소 6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조쉬 스틴슨을 선발, 에반 믹을 중간계투로 쓰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에 이어 2선발로 던져 온 스틴슨은 압도적인 구위를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비교적 꾸준했다.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10승을 넘겼다. 하지만 확실한 힘이 부족하다. 경기 초반 부진한 징크스가 있고,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구위 편차가 크다.

지난 3일 롯데전에서 6이닝 6실점(4자책)에 이어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⅓이닝 2실점 호투. 그런데 15일 한화전에서 1회를 버티지 못했다. ⅔이닝 5실점하고 강판됐다. 계산이 안 서는 선발 피칭이다. 양현종까지 후반기 들어 구위가 떨어진 상황이다. 타이거즈는 스틴슨의 안정감있는 투구가 필요하다.

한화는 '괴물' 에스밀 로저스를 확실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지난달 합류한 로저스는 7경기에서 4승1패-평균자책점 2.54를 찍었다. 5경기 중 3경기를 완투승, 2승을 완봉승으로 이끌었다. 경기당 평균 8이닝을 책임졌다. 가장 확실한 필승카드다. 로저스에 가려 있지만 미치 탈보트도 좋았다. 10일 SK 와이번스전까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했다.

강력한 맛은 떨어져도 기대를 버릴 수 없다. SK는 메릴 켈리, 크리스 세든의 최근 호투가 고무적이다. 15일 삼성전에 선발로 나선 세든은 6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9일 롯데전 7이닝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호투다. 켈리도 지난 13일 NC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선발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와일드카드 전쟁'의 핵심 키워드, 외국인 투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