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혈전이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는 33라운드를 마친 뒤 두 세상으로 갈린다. 1~6위 팀들이 클래식 대권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놓고 다투는 그룹A와 챌린지(2부리그)로 직행할 12위, 챌린지 2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할 11위를 가리는 7~12위 팀 간의 그룹B로 나뉜다.
클래식 30라운드가 마무리 된 14일 현재, 그룹A행을 확정 지은 팀은 선두 전북(승점 62)과 2위 수원(승점 54) 단 두 팀 뿐이다. 3위 포항(승점 47)부터 8위 제주(승점 40)까지 승점차는 7점에 불과하다. 이 사이에 성남(승점 45·골득실 +5·4위), FC서울(승점 45·골득실 +2·5위), 인천(승점 42·골득실 +3·6위), 전남(승점 42·골득실 +1·7위)이 맞물려 있다. 9위 광주(승점 35)와 10위 울산(승점 33)은 기적을 바라고 있다. 이 중 FC서울, 광주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매 라운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각 팀들은 바쁘게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3위 포항은 느긋하다. 중위권 팀과의 2점 격차가 꽤 커 보인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제주, 대전과 각각 원정 경기를 치르고 스플릿 세상이 결정될 33라운드에선 강등권인 부산과 홈 경기를 치른다. 최근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 중인 제주와의 원정 승부만 잘 넘기면 그룹A행의 8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FC서울도 일정이 괜찮다. 수원과의 슈퍼매치 원정을 마치면 성남, 광주, 전남과의 홈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막판 순위 싸움에서 홈, 원정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는데 익숙한 그라운드 환경과 분위기는 큰 역할을 차지한다. 성남, 광주, 전남 모두 전력 면에서 견줘도 충분히 승리를 노려볼 만한 위치다.
인천도 두 시즌 만의 그룹A 진입에 가까이 다가섰다. 강등권인 부산, 올 시즌 부진을 거듭 중인 울산과 먼저 홈 2연전을 치른다. 인천은 올 시즌 부산(2승), 울산(2무)에 무패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홈 이점까지 안고 있어 자신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성남은 광주와의 홈 경기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그룹A 진입 싸움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8위 제주는 19일 포항과의 홈 경기서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한다. 최근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의 상승세 속에 부산 원정을 거쳐 전북과의 홈 경기서 그룹A 진입을 담판 짓는다.
최근 7경기 연속 무승(5무2패) 중인 전남은 대진운까지 따라주지 않고 있다. 울산, 서울, 수원과 차례로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최근 공격력 약화에 체력적 부담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원정으로만 3연전을 치르는 것은 큰 부담이다. 더욱이 세 팀 모두 전력 면에서 오히려 전남에 비해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노상래 전남 감독 입장에선 입술이 바짝 마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광주는 한 경기를 덜 치른 게 오히려 독이 됐다. 남은 4경기서 성남(원정), 전북(홈), 서울(원정), 수원(홈)을 차례로 상대한다. 4팀 모두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광주가 올 시즌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으나, 거듭되는 강자와의 대결은 피로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울산은 전남과의 홈 경기 뒤 인천, 대전과 각각 원정 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스플릿 마지노선에서 경쟁 중인 인천과 전남이 남은 3경기 중 승점 1만 더 확보하면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그룹B행이 확정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