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올시즌 아스널은 3승1무1패(4위)로 순항중이다. 하지만 EPL 레전드 앨런 시어러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아스널의 고질병인 공격력 빈곤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어러는 13일(한국 시각) 영국 방송 BBC의 '매치오브더데이'에 출연한 자리에서 "아스널의 공격수는, 그에게 제공되는 찬스를 감안하면 1시즌에 30골은 넘겨야 톱 스트라이커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아스널은 이날 EPL 5라운드 스토크시티 전에서 경기 내내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고도 2-0 승리에 그쳤다. 스토크시티의 GK 잭 버틀랜드가 2골을 허용하고도 BBC, ESPN 등으로부터 '5R 베스트 11'에 선정될 정도의 압도적인 경기였지만, 아스널은 지루와 시오 월콧(26)이 각각 1골씩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날 방송에서 시어러는 "아스널의 공격수들은 EPL에서 가장 많은 골 기회를 얻지만, 그들의 공격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라며 "특히 월콧은 좋은 선수지만, 상대의 실수 없이는 골을 넣을 수 없는 선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함께 출연한 '아스널 전설' 이안 라이트도 "오늘 월콧은 해트트릭을 기록했어야한다"라고 거들었다.
시어러의 발언은 지난 오프시즌 촉발된 '지루 논쟁'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당시 시어러와 티에리 앙리 등 축구 레전드들은 "지루-월콧으로는 안된다. 아스널은 카림 벤제마(28·레알 마드리드)를 영입해야 EPL 및 챔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아르센 벵거 감독과 지루 본인을 비롯한 아스널 선수들은 "시어러는 틀렸다"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만 보면 레전드들의 비판이 옳은 것 같다. 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EPL 기회 창출(chance making) 1위 산티 카솔라(23개)와 2위 메수트 외질(20개)은 모두 아스널 선수다. 하지만 올시즌 아스널의 득점은 단 5골(리그 13위)로, 공격력 빈곤을 지적받는 맨유의 6골보다도 적다. EPL 10위권 이내 팀 중 아스널보다 골이 적은 팀은 9위 리버풀(3골) 뿐이다.
지루는 2013-14시즌의 16골(7위), 월콧은 2012-13시즌의 14골(11위)이 아스널에서의 커리어하이다. 올시즌 지루는 5경기(선발 3) 2골, 월콧은 4경기(선발 2) 1골을 기록해 아스널 득점의 60%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맨시티와 2위 레스터시티의 폭발적인 득점력(11골)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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