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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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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앉으니까 팬들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팬들이 그동안 많이 아쉬워하신 것을 아니까. 오죽하면 서러워하시는 분도 계셨다. 선수 입장에서 얼마나 죄송했겠어. (웃음) 올해 선수단 사이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으니까 그 아쉬움 달래드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리에 앉은 분들이 경기 끝나고 집에 가시면서 후회 없으시도록 만들어드리겠다."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관중석 하단에 앉은 한화 이글스 대표 타자 김태균이 남긴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는 5강 싸움. 그 중심에 선 한화의 김태균은 <더그아웃 매거진> 53호 인터뷰 및 화보촬영을 (9월호)를 통해 야무진 각오를 전했다. "사실 내가 아무리 잘 쳤어도 팀이 지면 아쉽다. 모든 선수가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운을 뗀 그는 "특히 팀의 중심타자라면 더욱 더 개인기록보다 팀 성적을 중시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최근 한화는 '마리한화'라는 별명과 함께 '다양한 신들의 집합소'라 불린다. '야신' 김성근 감독부터 '갓경언'에 '지저스' 에스밀 로저스까지. 그러나 그 신들의 원조는 김태균이다. 어린 나이 야구를 처음 접한 김태균은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였다. "지금 갓경언 갓경언 하는데, 내가 그 원조다. 야구 시작할 때부터 '쟤는 진짜 야구 신이다.'라는 말에 익숙했다. 하지만 내가 제 아무리 재능이 있었어도 노력이 없었다면 이 위치에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밝힌 김태균은 "물론 그때도 발은 느렸다"고 덧붙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태균의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야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리라 짐작하고 던진 질문이었지만, 답은 야구 밖에 있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운동하던 친구들 중 가정형편 탓에 그만 두는 선수가 있었다. 내가 프로에 온 뒤 여유가 생기니까 주변이 보였다. 내가 프로야구 선수라면, 팬들이 있어야 한다. 팬이 없을 때 난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니 받은 사랑만큼, 아니 그 이상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밝힌 김태균. 스스로의 다짐처럼 김태균은 주위 어려운 사람들에 힘을 보태는 걸 잊지 않고 있었다.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 개인고액 기부자의 모임)'에 가입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김태균이 바라는 자신의 꿈은 무엇일까? 그에게는 언뜻 가벼우면서도 거창한 꿈이 있었다. 바로 '이글스' 하면 떠오르는 선수였다. "사실 '김태균에게 이글스란?' 이런 질문 굉장히 많이 받는다. (웃음) 그런데 내가 맨날 하는 얘기라곤 다 똑같다. 뭐, 우리 집이다, 혹은 가족이다 등등. 이렇게 말하면 기자 분들은 싫어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 아는가? 그게 진심이기 때문이다. 정말 내 가족이고 내 집인데, 달리 뭐라고 표현하겠나. 멋스럽지 못한 답이라면 굳이 글에 안 써도 된다. (웃음) 그럼에도 포장 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뼛속까지 이글스를 새긴 남자만이 남길 수 있는 멋들어진 말이었다.

김태균의 야구 이야기, 인생 이야기는 오는 26일 발행되는 더그아웃 매거진 53호(9월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