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고 5분, 끝나기 전 5분을 조심하라.'
축구계의 오랜 격언이다. 집중력에 대한 얘기다. 실제로 경기 시작 후 5분과 끝나기 전 5분은 가장 많은 골이 나는 시간대다. 경기에 몰입하기 전까지, 체력이 고갈되는 경기 막바지는 가장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점이다. 이 부분을 잘 지켜야 강팀이 될 수 있다.
최문식 감독 부임 후 대전의 가장 큰 아킬레스는 '추가시간'이다. 대전은 좋은 경기를 하고도 마지막 집중력 부족으로 승점을 놓쳤다. 22일 서울전은 대전의 약점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경기였다. 19일 광주를 상대로 8연패를 끊은 대전은 기분 좋게 서울을 맞이했다. 원정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과거처럼 상대의 이름값에 눌려 무기력하게 물러서는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추가시간에 골을 내줬다. 전반 46분 오스마르에게 헤딩골을 내줬고, 총공세로 나선 후반 46분 윤주태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전 경기들도 살펴보자. 6월10일 서울전에서는 후반 44분 윤주태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1대2로 패했다. 7월5일 전북전에서는 엄청난 공격력을 과시하며 후반 48분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후반 49분 이동국에게 통한의 골을 허용하며 3대4로 무너졌다. 7월12일 전남전에서도 완델손이 두골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2-2로 맞섰지만 후반 45분 스테보에게 골을 얻어맞으며 2대3으로 패했다. 모두 집중력 부족을 내준 패배였다. 이 중 한, 두 경기에서 승점을 더하거나, 승리했더라면 흐름이 요동쳤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아쉬운 패배들이다.
최 감독은 이상과 현실에서 고민 중이다. 최 감독의 이상은 패싱게임을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다. 하지만 계속된 패배로 수비에 무게를 둔 실리축구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 승리 이후 현실쪽으로 무게추가 많이 기운 상태다. 사실 추가시간 실점은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도 있지만, 승점 3점을 위해 무리한 공격축구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승점 3점을 따면 좋겠지만, 지금 최하위에 있는 대전 입장에서는 승점 1점도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수비축구를 해야 한다. 최 감독 역시 이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경기는 휘슬이 울릴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승점을 따겠다는 강한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