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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위 KIA, 가을야구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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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듯 하더니 어느새 승패 균형을 맞췄다.

KIA 타이거즈는 16일 현재 52승52패, 승률 5할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5연패에 빠져 한때 5할 승률에서 '-7게임'까지 떨어졌다. 전반기 내내 들쭉날쭉했으나, 5할 승률 안팎에서 버텨냈다. 하지만 추락을 받아들여야할 시점이 온 것처럼 보였다. 반등에 필요한 전력 보강 요인이 별로 없었다. 5위 싸움의 동력을 잃어버리고 주저앉을 것 같았다. 아쉬움이 남는다고 해도 박수를 받을만했다. 김기태 감독 체제하에 리빌딩을 계획했던 시즌이 아니던가.

그랬던 KIA가 후반기에 다시 한번 반등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 22경기에서 14승8패, 승률 6할3푼6리.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KBO리그 10개 팀 중 승률 2위다. 7월말부터 8월초까지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6연승을 거둔 게 큰 힘이 됐다. 한화는 이 기간에 9승13패, SK는 8승12패에 그쳤다.

전반기까지 순위 경쟁의 종속변수였는데, 후반기는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공동 5위 한화가 16일 삼성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KIA는 0.5게임차 단독 5위가 됐다. 김기태 감독의 표현대로, KIA는 뛰어난 선수 한두명이 끌고갈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여럿이 모여 특별한 힘을 키워왔다. '명가' 타이거즈 재건에 나선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이 중심에 있기에 가능한 어메이징 스토리다.

최근 3년간 포스트 시즌 진출에 나가지 못한 KIA는 정말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5위 경쟁 상대인 한화, SK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공격력이 약한 대신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해 조쉬 스틴슨, 임준혁이 주축이 된 선발진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4.68. 5.25의 한화, 7.45를 찍은 SK에 앞섰다. 팀 타율은 KIA가 2할7푼4리, 한화가 2할8푼1리, SK가 3할4리였다. KIA 타선은 폭발력이 떨어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응집력을 발휘한다. 전력의 100% 이상을 집중해서 쏟아낼 때가 많다. 이전 시즌과 확실히 달라진 점이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 중심에 선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무섭다.

경기 일정을 보면, 이번 주가 5위 싸움의 첫번째 고비가 될 것 같다. 18일 광주 SK전을 시작으로 롯데 자이언츠, 한화와 2연전씩 총 6연전이 잡혀 있다.

특히 SK, 한화전이 주목된다. KIA는 두 팀과 앞선 3연전에서 모두 이겼다. 끝내기 승리, 1점차 승리가 이어졌다. 이들 경쟁 상대팀을 맞아 승차를 벌릴 기회다.

남은 일정 전체를 봐도 SK, 한화전이 5위 싸움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KIA는 SK와 8경기, 한화와 6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아 SK와는 시즌 전체 일정의 절반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상대전적에서는 KIA가 5승3패로 앞서 있다.

현재 순위 경쟁 추이를 보면, 승률 5할에서 3승 정도를 추가하면 5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천으로 취소돼 뒤로 미뤄진 경기, 5위 경쟁팀과의 맞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김기태 감독은 남은 시즌에 'KIA다운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