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 로저스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무척 크다. 로저스는 얼마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메이저리거로 한화가 공식 발표한 연봉만 70만달러였다.
주춤하던 한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로저스는 국내 무대 데뷔였던 지난 6일 대전 LG 트윈스전서 9이닝 3안타 무4사구 1실점 완투승을 거뒀고, 11일 수원 kt전서는 9이닝 3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국내 데뷔후 2경기 연속 완투를 한 첫 투수가 됐다.
최고 155㎞의 빠른 구속을 자랑하는 로저스는 9회에도 150㎞대의 빠른 구속을 유지했다. 여기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섞어 던지면서 빠른 공을 대비하는 타자들을 손쉽게 요리했다. 2경기 연속 완투인데 투구수가 많지 않았던 이유다. LG전서 116개를 던졌던 로저스는 kt전에선 108개로 9회까지 마무리했다.
로저스의 호투에 한화의 성적도 다시 오르고 있다. 로저스가 등판하기 전 5일까지 5연패의 늪에 빠지며 6위로 내려앉았던 한화는 로저스가 온 이후 5승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로저스에 대해 계속된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제대로된 시험무대가 마련됐다. 바로 삼성 라이온즈다.
현재 로테이션이라면 로저스는 16일 포항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로저스는 한국에 온 뒤 나흘 쉬고 5일째 등판하고 있다. 11일 동안 세번의 등판을 하게 되는 셈. 세번째 등판에선 체력적인 문제가 나올 수 있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다고 해도 2경기 연속 완투를 한 체력적인 부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삼성은 13일까지 팀타율 2할9푼9리를 기록하는 타격이 좋은 팀이다. 특히 포항에선 정말 무서운 사자로 변했다.
2012년 개장 이후 포항에서 30경기를 했는데 삼성은 24승6패(승률 0.800)의 엄청난 승률을 기록했다. 올시즌도 롯데(3경기), 넥센(2경기), SK(2경기)와 총 8경기를 펼쳐 7승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포항에서 유독 잘쳤다. 포항에서 삼성이 기록한 30경기의 통산 팀타율이 3할1푼5리나 된다. 올해는 더 좋다. 8경기서 팀타율이 무려 3할7푼1리다. 개인이 거두기도 쉽지 않은 타율을 팀 전체가 기록했다.
당연히 주전 대부분이 3할은 물론 4할도 넘긴다. 박석민(0.500) 이흥련(0.500) 박해민(0.471) 이승엽(0.457) 최형우(0.406) 이지영(0.409) 등 6명이 타율 4할을 넘겼고, 채태인(0.364) 박한이(0.364) 구자욱(0.346)은 3할이 넘었다. 주전 중에 나바로(0.294)와 김상수(0.071)만이 3할을 넘기지 못했다. 홈런도 올해 12개나 쳤다. 경기당 1.5개로 올시즌 평균 1.25개보다 높았다.
삼성으로선 '포항 사나이' 이승엽이 빠진 것이 아쉽다. 이승엽은 포항에서 통산 28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4할1푼1리나 됐고 홈런도 12개나 쳤다. 개인 통산 400홈런도 포항에서 기록했다. 허벅지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이번 한화전엔 출전할 수 없다.
삼성 타자들이 잘쳤으니 당연히 상대 투수들에겐 포항이 무덤이나 마찬가지였다. 올해 8경기에서 상대 선발 중 5이닝을 넘긴 투수가 밴헤켄(넥센·7⅓이닝 6실점), 피어밴드(넥센·6이닝 5실점), 린드블럼(롯데·6이닝 3실점) 등 3명 밖에 없었고, 퀄리티스타트는 린드블럼 뿐이었다.
로저스는 2경기 연속 완투의 부담을 덜고 포항에서 삼성의 막강 타선도 누를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대결이 준비돼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