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킨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버텼다."
'맏언니' 김정미가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은 1일(한국시각)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5년 동아시안컵 여자축구 1차전에서 1대0으로 이겼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김정미의 막판 선방이 돋보였다. 김정미는 "갈비뼈 쪽으로 무릎이 너무 강하게 들어왔다. 호흡이 어려웠다. 시간을 끌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우리가 드디어 무실점을 했다. 항상 골 먹고 쫓아가는 입장이어서 마음이 급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넣고 지키는 입장이라 심적으로 더 힘들었다. 버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대표팀은 그간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김소연 전가을 심서연 조소현 이은미 권하늘 '88라인'이 모두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김정미는 "1988년생들이 너무 아팠다. 대신 어린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젊은 피의 힘을 보여줬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다. 새로운 선수 중 이민아를 특히 칭찬했다. 김정미는 "이민아가 너무 잘했다. 뒤에서 휙휙 돌아서 공을 돌렸다. 너무 장점이 뛰어난 선수다. 이금민도 돌파하고 던져주고 잘했다"고 했다.
김정미도 날씨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정미는 "오후 10시는 습하지만 날씨가 오후 6~7시 운동하는 것처럼 힘든 것은 아니었다. 대신 땀이 많이 나온다. 습한 날씨가 원인이다. 끝나고 탈진할 정도로 힘들었다. 앞으로 남은 2경기는 오후 7시에 열린다. 잘 먹고 잘 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승리로 우승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미는 "북한과 일본의 경기는 직접 보지 못했다. 그러나 한-일전은 항상 한 골 싸움이다. 전적을 보면 일본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술이나 조직적으로 좋은 팀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쉬운 경기가 없다.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는 일본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사랑이가 WK리그에서 십자인대를 다치며 제외됐다. '언니 응원해'라고 했더니 응원을 보냈다. 그게 큰 힘이 됐다"고 한 김정미는 "체력적으로 중국에 비해 월등히 앞서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남은 경기도 누가 더 뛰느냐, 누가 더 잘 버티느냐의 싸움이다. 남은 경기를 위해 잘 먹고 잘 쉬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