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새롭게 경주한수원에 둥지를 튼 김형필(28)에게 내셔널리그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김형필은 K리그 클래식부터 K3리그까지 경험했다. 명문 광양제철고를 졸업한 그는 2010년 전남에 입단했다. 첫 시즌 11경기에 출전, 3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후 그는 잊혀져 갔다. 두 번째 시즌에 3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김형필은 2012년 부산으로 이적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형필은 군입대를 택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2013년 K3리그 청주직지FC(현 청주FC) 유니폼을 입었다. 19경기 27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K3리그 최강 화성FC로 이적해 우승을 이끌었다.
K3리그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던 김형필의 진가가 들어난 것은 올 시즌 FA컵이었다. 64강전에서 목포시청, 32강전에서 창원시청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내셔널리그팀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 김오성 최인창의 부상과 김영남의 군입대로 공격진에 공백이 생긴 경주한수원이 김형필을 주목했다. 김형필은 경주한수원과 인연이 있다. 2013년 전국체전에서 대결을 펼쳤다. 당시 청주직지FC 소속이었던 김형필은 경주한수원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청주직지FC는 경주한수원을 제압하며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서보원 코치는 "광양제철고 시절부터 형필이를 알았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와 태국 무대에서도 제안이 왔는데 형필이가 우리 팀을 택했다"고 웃었다.
7월 추가등록을 통해 경주한수원의 유니폼을 입은 김형필은 곧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8일 창원시청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올시즌 내셔널리그에서 나온 첫 해트트릭이었다. 김형필은 이 경기 직전에 있었던 경주시민구단과의 2015년 전국체전 대표선발전에서도 3골을 넣었다. 경주한수원 유니폼을 입고 뛴 3번의 공식경기에서 무려 2번의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김형필의 가세로 올시즌 내셔널리그 우승을 노리는 '선두' 경주한수원은 날개를 달았다. 서 코치는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한다. 형필이가 골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다. 우승청부사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김형필은 내셔널리그에서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내셔널리그는 챌린지 선수 수급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한번 K리그로 돌아갈 수 있다. 후반기 김형필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