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가 전북에 왔다. 전북은 엘 자이시(카타르)와 이근호 영입(스포츠조선 7월 24일 단독보도)에 합의했다. 임대로 데려온다. 일단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다. 시즌 후 완전이적에 대한 논의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26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이근호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은 어렵다. ACL 8강 엔트리 마감은 25일이다. 양 팀은 24일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을 마쳤다. 다만 카타르축구협회가 휴일이었다. 때문에 카타르축구협회의 날인이 찍힌 국제이적동의서(ITC)가 26일에야 도착했다. 그래도 전북은 이근호 영입을 결정했다. ACL에 나서지 못하겠지만 K리그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선수 하나가 더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이근호 영입으로 전북은 외연을 넓혔다. 이근호는 멀티플레이어다. 측면 공격수만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 최전방 원톱도 설 수 있다. 여기에 투톱의 한 축도 담당할 수 있다.
일단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다면 전북은 새로운 형태의 공격을 보여줄 수 있다. 전북의 기존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재성이다. 이재성은 패싱력과 축구센스가 뛰어나다. 다시 데려온 루이스는 돌파형이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팀 전체의 공격 스피드를 올린다. 이근호는 이재성과 루이스를 섞어 놓았다. 이근호는 활동량이 많고 2선 침투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패싱력이 좋은 이재성이 뒤를 받쳐준다면 이근호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측면 이근호도 효과적이다. 왼쪽이나 오른쪽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나 한교원 모두와 좋은 좌우 조합을 보여줄 수 있다. 중앙에 서는 이재성과 레오나르도와의 호흡도 그리 걱정없어 보인다.
최전방에 섰을 때도 기대가 된다. 이근호는 빅앤스몰 투톱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였다. 울산에서 김신욱과 빅앤스몰 투톱으로 나서며 ACL 우승을 이끌었다. 김신욱이 떨궈주는 볼을 잡아 새로운 공격찬스를 만들었다. 이동국이나 베라 모두 제공권에는 일가견이 있다. 활동량과 침투능력이 뛰어난 이근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이근호는 팀 내 중고참으로서 역할도 해줄 수 있다. 이근호는 아픔 극복의 아이콘이다. 2004년 인천에 입단했지만 3시즌동안 2군에 머물렀다. 실업무대로 가려고 했지만 참고 또 참았다. 2007년 대구로 이적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2008년까지 2시즌동안 23골을 넣었다. 2009년 일본으로 진출했다. 주빌로 이와타와 감바오사카에서 뛰었다. 2012년 울산으로 복귀, ACL우승을 이끌었다. 2013년과 2014년 상주 상무에서 군생활을 한 뒤 엘 자이시로 이적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슬픔을 맛봤다. 최종예선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월드컵 직전 찾아온 부진으로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4년 뒤 슬픔을 환희로 바꿨다. 당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골까지 뽑아냈다. 이같은 경험은 팀의 선수들에게 도전의식과 함께 의지를 부여할 수 있다.
이근호는 "K리그에서라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8월까지 몸을 만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