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은 아시아로 가는 지름길이다.
챔피언에게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직행 티켓이 열린다. K리그 클래식 1, 2위에게도 본선행 직행티켓이 주어지지만, 한 시즌 내내 고공행진 속에 얻을 수 있는 수확이다. 하지만 FA컵에선 K리그 클래식 팀들은 32강전부터 5연승만 하면 ACL에 오를 수 있다. 때문에 모두가 FA컵 우승을 목표로 삼는다.
ACL행에 단 두 걸음 앞인 FA컵 4강에 가장 먼저 오른 팀은 전남이다.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강호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제물로 삼았다. 전남은 22일 오후 7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울산현대미포조선과의 2015년 FA컵 8강전에서 1대0으로 이겼다. 전남이 FA컵 4강에 오른 것은 지난 2010년 대회 이후 5년 만이다.
당초 전남은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챌린지(2부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꼽히는 내셔널리그 팀을 상대하게 된 대진운 탓이다. 울산현대미포조선이 '준 프로급'으로 꼽히는 팀인 만큼 전남을 물고 늘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스테보 오르샤 이종호 등 수준급 공격수들이 버틴 전남의 화력이 울산현대미포조선에 비해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전남에겐 가시밭길이었다. 후반 중반까지 울산현대미포조선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2위를 질주 중인 울산현대미포조선의 날카로운 카운터가 되려 전남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3분이 되서야 전남 선수들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후반 23분 정석민의 패스를 받은 이종호가 침착하게 찬스를 마무리 했다. 벤치에서 초조하게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노상래 전남 감독은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전남은 남은 시간까지 1골차 리드를 지키면서 결국 FA컵 4강행 티켓의 주인이 됐다.
상암벌에서는 FC서울이 웃었다. 서울은 같은날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FA컵 8강전에서 박주영의 멀티골을 앞세워 2대1로 이겼다. 지난해 성남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서울은 2년 연속 4강행에 성공하며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