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은 2015시즌 후반기 시작과 함께 추신수에게 매경기 선발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좌완 상대로 약한 추신수를 무턱대고 계속 출전시킬 수도 없었다. 승률이 5할 아래로 떨어진 텍사스는 본격적인 순위 싸움을 해야 했다.
그런 배니스터 감독이 추신수의 사이클링 히트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모두에게 환상적인 밤이 됐다. 너무 즐거운 밤이다"고 말했다. 또 "두 선수(추신수와 선발 맷 해리슨)로부터 결정력을 봤다. 믿음이 간다. 추신수는 올해 많은 도전에 직면했다. 추신수는 그 도전에 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3)가 빅리그에서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올해 극심한 타격 부진에서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22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우익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 대기록을 달성했다. 일본 출신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도 기록하지 못했던 사이클링 히트다.
이번 시즌에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두번째 사이클링 히트다. 텍사스 구단 8번째 기록으로 2013년 9월 23일 알렉스 리오스 이후 22개월만이다.
그는 2루타, 홈런, 단타 그리고 3루타 순으로 쳤다.
추신수는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우완 카일 켄드릭의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1타점 2루타를 만들었다. 그는 4회 두번째 타석에선 켄드릭의 싱커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포(시즌 12호)를 날렸다. 홈런 비거리가 127m였다. 지난 2일 볼티모어전 이후 20일 만에 손맛을 봤다.
추신수는 5회 세번째 타석에선 바뀐 투수 좌완 요한 프란데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쳤다.
추신수는 지난 20~21일 두 경기에서 상대 선발이 좌완이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었다. 그는 올해 좌완 투수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로 인해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상대 선발이 좌완일 때 추신수를 스타팅에서 빼고 있다.
추신수는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만을 남겨 놓았다. 7회 네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기회는 9회에 다시 찾아왔다. 상대 좌완 렉스 브라더스를 상대로 중간 펜스를 강타하는 장타를 날렸다. 추신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3루까지 달렸다.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날 한 경기에서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즌 타율을 2할2푼6리에서 2할3푼5리로 훌쩍 끌어올렸다. 좌완을 상대로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자신감도 생겼다.
텍사스도 9대0으로 완승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