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창단 첫 프로배구 컵대회를 우승했다.
우리카드는 19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OK저축은행과의 2015년 청주·KOVO컵대회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1, 21-25, 25-17, 25-17)로 승리했다.
이로써 우리카드는 3전4기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전신인 우리캐피탈 시절을 포함해 컵대회 준우승만 세 차례(2011년, 2013년, 2014년) 차지했다.
경기 전 양팀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세 개 대회 연속 우승의 욕심을 드러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컵에 입맞췄다. 이어 일본 리그 우승팀 JT선더스를 제압하고 한-일 톱매치 우승을 차지했다. 컵대회까지 석권하면 컵대회(2006년), V리그(2006~2007시즌), 톱매치(2007년)를 연달아 우승했던 현대캐피탈 이후 두 번째로 세 개 대회 연속 우승한 구단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챔프전-톱매치-컵대회 우승을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은 '배구의 신'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몸을 낮췄다. 김상우 감독은 동갑내기 김세진 감독과의 맞대결을 의식하냐는 질문에 "내가 의식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라며 머쓱해 했다. 우리카드의 컵대회 결승행은 최대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시즌 V리그 꼴찌로 추락했고,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어 컵대회 부진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상우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선수 구성이 어려웠다. 김정환 등 주축선수들이 빠져나갔다. 주 공격수 최홍석도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가대표 센터 박상하도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존재했다. 김상우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 따라준다. 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뚜껑이 열렸다. 우리카드는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팀 내 주포 최홍석이펄펄 날았다. 7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60%였다. 세터 김광국의 토스워크도 안정적이었다. 속공 등 토스를 공격수들에게 고르게 분배해주면서 상대 조직력을 흔들었다.
OK저축은행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레프트 송명근이 체력 저하를 보이며 흔들렸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것은 라이트 강영준이었다. 8득점을 폭발시켰다. 상대 공격을 잘 걷어 올린 뒤 이어진 공격을 세트 후반 잇따라 성공시켰다. 우리카드는 1세트 3개였던 범실이 2세트에서 7개로 늘어나면서 OK저축은행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당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집중력이 흔들린 OK저축은행을 몰아붙여 3세트를 따낸 우리카드는 4세트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홍석 이으뜸 이동석 등 공격수들의 꾸준한 활약과 OK저축은행의 범실을 더해 4세트 막판 11점차까지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은 최홍석의 스파이크로 반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OK저축은행은 서브 리시브 불안으로 주춤했다. 4세트 14-24로 뒤진 상황에선 공격을 하던 송명근이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가는 불운을 겪었다.
청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