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팀 최강희'의 주장 차두리(35·서울)는 더 특별했다.
그는 올스타 팬투표에서 12만5929표를 득표,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그는 올해 올스타전이 현역으로 뛰는 마지막 무대다. 물도 올랐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경기인 포항전(1대3 패)에서 K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3시즌 만에 쏘아올린 득점포였다. 그는 "포항전에 패했지만 피맛을 봤다. 흡혈귀가 피맛을 봤기 때문에 올스타전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득점을 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한 여름 밤의 '축구 축제'인 2015년 K리그 올스타전이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렸다. 2만4772명이 운집했다. 올스타전은 역시 '쇼'였다. 6골이 터졌다. 사이좋게 3골씩 주고받았다.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차두리는 최고의 주인공이었다. 포지션의 한계가 있어 골을 넣지 못했다. MVP도 1골-1도움을 기록한 염기훈(수원)의 몫이었다. 오른쪽 풀백인 그는 골 욕심도 내지 않고 철저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켰다.
동료들이 그를 으뜸으로 올려놓았다. 후반 15분 '챌린지 스타' 주민규(이랜드)가 두 번째 동점골을 작렬시킨 후 '감동의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차두리(서울)가 세리머니의 주인공이었다. 주민규는 전반을 뛴 뒤 벤치에서 후반을 지켜보던 차두리를 그라운드로 '모시고' 나왔고 동료들과 함께 헹가래 세리머니를 펼쳤다. 차두리는 세 차례 와스타디움의 허공을 날랐다.
전반 27분 첫 번째 동점골 상황에선 '팀 최강희'의 기념촬영 세리머니를 펼쳤다. 차두리는 광고판 위에 섰다. 예전 최용수 서울 감독의 현역 시절 광고판 세리머니를 보는 듯 했다. 차두리는 경기 후 '최 감독을 겨냥한 것이었느냐'는 질문에 "그건 전혀 아니었다"며 웃었다. 그리고 "저쪽에서 워낙 진지하게 나와서 경기에 집중하느라 세리머니를 많이 준비하지 못했다. 골도 많이 안 터졌다. 이런 올스타전은 처음이었다. 세리머니보다 경기에 집중한 올스타전은 처음이었다"며 "뛰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사람도 즐거워야 하는 올스타전이다. 많은 걸 보여주면 팬들도 좋아하지만 상대 수비가 워낙 타이트했다. 진지함을 앞세우는 것도 어찌보면 진짜 축구 같다"고 했다.
헹가래의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해서는 "나이 많은 병지 형과 동국이 형도 있었는데"라며 쑥스러워 한 후 "처음 받아봤다. 기분이 묘했고 좋았다. 후배인 손준호가 생각해냈다고 하더라. 곧 포항하고 경기하는데 참 기특하다. 즐겁고 좋았다"며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서울은 22일 포항과 FA컵 8강전을 치른다. 차두리는 포항의 중원사령관인 손준호와 적으로 만나야 한다. 차두리로선 영원히 기억 속에 남을 올스타전이었다. 안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