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는 없었습니다. LG가 전반기 최종전인 16일 광주 KIA전에서 1:15로 완패했습니다.
LG의 유일한 득점은 0:4로 끌려가던 5회초에 나왔습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성훈이 KIA 선발 양현종의 2구 커브를 받아쳐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경기 중반 이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LG 타선에서는 정성훈 외에 누구도 타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팀의 영봉패를 면하게 한 솔로 홈런 못지않게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얻어낸 볼넷도 훌륭했습니다. 경기 초반 어떻게든 출루해 선취 득점으로 연결시키려는 의지가 돋보였습니다. 정성훈은 1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2볼넷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습니다.
LG는 87경기에서 38승 1무 48패 0.442의 승률로 전반기를 마감했습니다. 1위 삼성에 12.5경기 차, 5위 한화에는 7경기 차로 뒤진 9위입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LG의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베테랑이 부진과 부상에 신음했기 때문입니다. 투타의 베테랑들은 거의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정성훈만큼은 예외였습니다. 그는 0.331의 타율로 KBO리그 타격 10위에 올랐습니다. 타격 30걸 이내에 포함된 유일한 LG 타자이기도 합니다. 전반기에 7개의 홈런을 터뜨렸는데 작년에 이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906으로 팀 내 1위, 리그 14위에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지표는 득점권 타율입니다. 정성훈은 0.352의 득점권 타율로 팀 내 1위, 리그 9위를 기록했습니다. 팀 득점권 타율 0.235로 리그 최하위에 처진 기록이 말해주듯 LG는 적시타 가뭄에 시달렸습니다. 클러치 히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속에서 정성훈은 보배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정성훈의 앞에 보다 많은 타자가 출루하고 정성훈의 뒤를 다른 타자들이 잘 받쳐줬다면 LG의 전반기 성적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자기관리 또한 두드러졌습니다. 5월말 발목 부상을 입고 한때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시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출전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1번 타자와 3번 타자, 그리고 4번 타자까지 어느 타순에 갖다놓아도 자신의 역할을 해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3루수를 맡으며 핫코너 공백을 메우기도 했습니다.
전반기 LG 타선은 정성훈의 고군분투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2012년 이후 4년 연속 3할 타율과 더불어 정성훈이 현대 시절인 2003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 0.343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