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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도 거뜬. 구자욱 이젠 어디든 믿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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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올시즌 최대 히트 상품이라면 단연 구자욱이 아닐까.

프로 4년차에 올해 처음 1군에 올라왔는데 활약이 기대 이상이다. 13일 현재 타율 3할3푼2리로 타격 8위에 올라있다. 9개의 홈런에 35타점. 12개의 도루도 있어 정확한 타격에 장타력, 기동력까지 동시에 갖춘 선수다.

게다가 수비도 다양하게 맡아 자신의 몫을 충실히 했다는 점이 더욱 대견하다. 입단할 때 3루수로 출전했던 구자욱은 지난 2년간의 상무시절엔 주로 1루와 외야수로 뛰었다. 올해 1군에서도 주로 1루수와 외야수로 활약.

시즌 초반 무릎 수술 후 복귀가 늦었던 채태인을 대신해 1루로 나섰던 구자욱은 박한이가 펜스에 부딪히는 부상으로 빠졌을 땐 우익수로도 활약했다. 주전들이 모두 다 출전할 땐 대주자와 대타로 활약한 구자욱은 주전 중견수 박해민이 부진할 땐 중견수로도 출전했었다.

그리고 6월 중순 박석민이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을 땐 3루수로도 출전했다. "이제 저는 외야수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3루수로도 나쁘지 않은 수비를 보여줬고 좋은 타격으로 박석민의 빈자리를 메웠다.

박한이가 다시 갈비뼈 부상으로 빠지며 1번 타자에 구멍이 나자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을 1번에 넣었다. 당초 류 감독은 "구자욱은 헛스윙이 많아 1번 타자를 하기엔 부족하다"고 했지만 마땅한 1번 타자가 없자 타격이 좋은 구자욱을 전격적으로 1번에 발탁했다.

지난 5일 대구 LG 트윈스전부터 1번을 맡은 구자욱은 여전히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다. 1번으로 나선 4경기서 타율이 4할7푼1리(17타수 8안타)에 5득점, 4타점을 올렸다. 2개의 볼넷도 얻어 출루율이 5할이나 됐다.

보통 다른 타순에서 잘치던 타자도 1번만 맡으면 타격이 떨어지는 징크스를 겪은 삼성인데 구자욱만은 예외였다.

삼성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역할을 했던 구자욱이 이젠 확실히 주전을 향해 뛰고 있다. 기존 주전들이 긴장해야할 시기가 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