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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제2차 면세대전'서 롯데·SK·신세계 수성과 공격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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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지난 10일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권이 돌아갔으나, 오는 9월 '제2차 면세대전'이 시작된다.

이번 2차전엔 서울과 부산의 면세점 사업권 4장이 걸려있다. 워커힐(SK네트웍스) 서울 면세점이 11월 16일, 롯데면세점(서울 소공점이 12월 22일, 롯데월드점이 12월 31일), 신세계 부산 면세점이 12월 15일 특허 기한이 끝난다.

관세청은 2차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9월 25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실사와 서류 심사 등을 거쳐 11월 중 운영권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2013년 관세법 개정 전엔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다. 그러나 관세법이 바뀌면서 기존 업체들도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더욱이 지난 10일 신규특허 선정 발표를 진행한 이돈현 관세청 차장이 "기존 특허 보유 기업과 신규 신청 기업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평가하겠다"고 밝히면서, 2차 면세대전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면세점 1위 롯데, 사활 건 수성 돌입

지난해 서울시내 3개 면세점의 매출은 무려 3조원에 달한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헤매는 유통업체들로서는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고, 기존 운영업체인 롯데와 SK는 이번 2차 대전에서 사활을 걸고 운영권을 지킬 태세다.

특히 2곳의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는 사업권 수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울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매출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으로, 이번에 한 곳이라도 운영권을 잃게 된다면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더욱이 호텔신라는 이번에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따냄으로써 롯데의 아성을 강하게 위협하게 됐다. 2014년 기준으로 따져보면,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의 점유율은 각각 52%, 31%다. 이중 서울 시내면세점에서는 롯데가 60.5%를 기록하면서, 호텔신라와 2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HDC신라면세점의 특허 획득으로 인해 향후 롯데와의 격차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오는 9~10월 펼쳐질 경쟁에 기업의 존립과 생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전사적으로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1979년 서울 소공점을 개장한 뒤 30여년 가까이 면세 사업을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국내 면세시장의 성장에 기여한 점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1차전서 탈락한 신세계·현대백화점·이랜드, 설욕전 펼치나

이번에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권을 따지 못한 대기업들은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은 이후 어떻게 할지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번에 탈락한 이랜드 관계자도 "내부 점검을 하면서 지난 유치전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할 때다. 이후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한다면 성공 가능성 등을 따져 보고 결정해야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서울 시내 운영권을 놓고 별도 법인까지 세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2차 면세대전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큰 업체로 평가된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이번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빠른 시기에 전열을 가다듬고 설욕전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찍이 면세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했고, 지난해 김해공항에 두 번째 면세점을 열었다. 지난 2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성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2차전에서도 대기업간 혈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의 연계성과 고용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사업자가 유리할 수 있지만 1차 면세점 대전에서 탈락한 업체들이 총력을 기울일 경우 새로운 결과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어느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든 결코 쉽지 않은 전쟁을 치러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