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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롯데와 나,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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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너무 잘하려다 보니 부담도 됐죠."

프로 선수라면 자신의 의지이든, 타의든 언제은 팀을 옮겨 새로운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어제의 동료들이 적이 되고 만다. 보통 팀을 옮긴 선수는 친정팀과의 맞대결에서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디서든 난 잘하고 있다'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다.

아직도 '롯데 자이언츠 장원준'이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두산 베어스 장원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84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두산이 그를 모셔갔다. 롯데에서도 나름 파격적인 액수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장원준은 돈과 상관없이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을 택했다. 그렇기에 장원준은 롯데 전 동료들에게, 그리고 부산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야구 선수는 야구를 잘하는게 최고의 인사이기 때문.

두산으로 옮긴 후 장원준은 이미 2번 롯데와 상대했다. 2번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3번 도전 끝에 첫 승을 따냈다. 10일 부산 롯데전에서 6⅔이닝 9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8승(5패). 롯데를 상대로는 첫 승리였다. 9탈삼진은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었다.

장원준은 경기 후 "앞선 두 경기는 너무 잘하려다보니 부담이 됐다. 그래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오늘(10일 경기)은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들어갔다"고 했다. 승부 패턴을 바꾼 것도 주효했다. 이전 두 경기는 장원준과 롯데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가질 수 없는 생각에 장원준이 지고 말았다. 그는 "서로 잘 알고 있는 상황이기에, 전 두 경기는 변화구 위주 피칭을 했다. 그게 안좋았다. 그래서 직구 위주로 패턴을 바꿨다. 경기 전부터 포수 양의지와 직구 승부를 얘기했다. 다행하 롯데 타자들이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고 들어온 것 같이 느껴져 경기가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장원준은 시즌 초반 84억원의 몸값을 하지 못한다는 질타도 받았지만, 조용히 꾸준하게 팀에 기여하고 있다. 승수도 벌써 8승이다. 최근에는 "두산이 장원준 영입을 정말 잘했다"는 말이 나온다. 장원준은 "시즌 초반 부담이 많았다. 하지만 '승패 관계 없이 긴 이닝 소화를 목표로 하라'는 코치님들 조언에 도움을 얻었다. 매달 2승씩만 하자는 마음이다. 지금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고 자신의 두산 첫 시즌 중견 평가를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