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수원 감독이 '빅버드(수원의 홈구장)'에서 오랜만에 웃음을 보였다.
수원이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울산전에서 3대1로 승리를 거뒀다. 수원이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5월 16일 제주전 이후 약 40여일 만이다. 그사이 수원은 홈에서 2무2패를 당했고, 5경기만에 울산을 상대로 홈에서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서정원 수원 감독은 "홈팬들에게 기쁨을 드려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 감독은 홈경기 승리를 위한 선수들의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경기전 선수들과 약속한 것이 있다. 5월 이후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싸. 주중에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과 승리의 만세삼창을 하자고 했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경기 이틀전에 선수들이 자진해서 합숙 훈련을 했다. 오히려 코치들이 집에 보내달라고 할 정도로 열의에 차 있었다. 그런 의지가 승리를 불렀다고 생각한다."
수원은 이날 기막힌 세트피스로 팀에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1-1로 맞선 전반 43분, 정대세가 프리킥을 오른발 땅볼로 차 넣어 결승골을 기록했다. 염기훈이 프리키커로 나섰지만 페이크 동작으로 울산 수비진을 속였고, 정대세가 달려들며 슛을 날렸다.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가 몸을 날렸지만 정대세의 강력한 땅볼 슈팅이 이미 지나간 뒤였다.
염기훈이 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역이용한 전략의 성공이었다. 이를 두고 서 감독은 "상대가 우리의 전술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역이용하자고 주문했다. 그런 상황에서 울산의 허를찌른 골이 나왔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두 골을 터트린 정대세에 대해서는 "대세가 경기장에 입장할 때 아들을 안고 나와서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대세는 나와 3년을 보내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정대세가 J리그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세의 활약이 좋다보니 이적 제의가 들어온 것 같다. 구단과 얘기 중인 것으로 알지만 구체적인 것은 모른다"고 답했다.
서 감독은 수비진의 안정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곽희주가 합류하면서 어린 수비수들에게 경험을 심어주고 있다. 조성진이 부상으로 빠진 김은선의 자리를 메워주고 있으면서 수비 안정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