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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사나이' 정대세 "올시즌 슈퍼매치 목표는 '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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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의 사나이' 정대세(수원)에게 2015년 4월 18일은 축구인생에 잊을 수 없는 날 중 하나다.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풀타임 활약한 정대세는 2골-2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5대1 대승을 이끌었다. 슈퍼매치 역사에 남을 승리였다. 슈퍼매치에서 4골차 이상 승부가 나온 것은 2000년대 이후 처음이었다. 또 1999년 수원이 서울에 5대1, 4대0으로 승리한 이후 16년 만에 나온 최다골차 승리 타이기록이었다. 정대세는 경기 최우수선수 인터뷰에서 "내 베스트 경기였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정대세와 수원에는 최고의 환희, FC서울에는 최악의 굴욕이었던 2015년 슈퍼매치의 두 번째 무대가 열린다. 수원은 27일 적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상대로 서울을 맞는다. 올해 두 번째 슈퍼매치를 기다리고 있는 정대세의 각오도 남다르다.

K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정대세는 서울과의 대결을 앞둔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슈퍼매치에서의 최악과 최고의 순간을 떠올렸다. 아픔의 기억도 상당했다. 그는 2013년 첫 슈퍼매치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2013년 4월 14일, 전반 14분에 이어 전반 39분 경고를 수집한 그는 경고누적 퇴장을 당했다. 첫 번째 경고를 깜빡하고, 볼을 잡고 있던 골키퍼를 몸으로 밀쳤다. 어김없이 두 번째 경고가 나왔고 첫 슈퍼매치는 악몽으로 끝났다. 1대1로 경기가 끝난 뒤 정대세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2013년 10, 11월 슈퍼매치에서 2골을 넣으며 명예회복에 성공한 그는 2015년 첫 대결에서 2골-2도움의 '원맨쇼'로 2014년 무득점의 굴욕을 깨끗이 씻어냈다. 정대세는 "당연히 최악의 기억은 퇴장당한 경기다. 앞서 경고받은 것을 깜빡했다. 어이없게 퇴장 당했고 관중도 많아 창피했다. 하지만 올해 첫 슈퍼매치는 최고였다. (16년만에) 최다골차 승리를 거두는 역사를 만들어냈고, 내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올 시즌 두 번째 대결을 앞두고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는 게 먼저였다. 정대세는 '자만'을 최대의 적으로 꼽았다. 그는 "내가 수원에서 3년차가 되다보니 감독님이 내 성격이 '불안정'하다는 걸 잘 알고 계신다. 나는 자만심을 쉽게 갖는 성격이라 감독님이 정신력을 많이 강조하신다. 경기에서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상대를 신경쓰지 않고 나와의 싸움을 펼칠 생각이다. 나를 이겨야 상대를 이기고, 팀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대5 대패의 굴욕을 맛본 서울 선수들의 투지도 경계대상이다. 그래서 더욱 평점심 유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정대세는 "서울이 복수의 칼을 갈고 있기 때문에 더욱 정신차려야 한다"면서 "오히려 슈퍼매치라고 더 특별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고 있다. 어차피 서울에 승리해도 승점 3점을 얻는 건 똑같다. 다른 경기처럼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정대세는 앞으로 슈퍼매치에서 2골을 더 넣으면 수원 최고의 '슈퍼매치 사나이'로 등극하게 된다. 슈퍼매치에서 4골을 넣은 그는 수원의 '레전드' 박건하 A대표팀 코치의 수원 선수 슈퍼매치 최다골(6골) 기록에 두 골차로 다가섰다. 그러나 개인 욕심은 버렸다. 그의 슈퍼매치 목표는 '골'이 아닌 팀 승리였다. 정대세는 "골 욕심은 버렸다. 기록을 의식하면 내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내 축구 스타일을 바꿨다. 예전에는 슈팅만 했는데 올해부터 패스를 하기 시작하면서 패스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웃음). 그동안 축구 인생에서 도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어시스트가 팀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오직 팀 승리를 위해 뛴다. 올해는 슈퍼매치를 무패로 마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