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22)이 생애 첫 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박성현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2·6635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5타를 잃었다. 하지만 경쟁자들도 무너지면서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힘겹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주전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3타차로 앞서 있다가 이정민(23)에게 역전승을 허용했던 박성현은 2주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정민과 챔피언조로 나선 박성현은 후반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1타차까지 쫓기면서 2주전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듯 했다.
10번홀(파5)에서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한 박성현은 11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1m에 붙인 뒤 또 1타를 줄여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13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뒤 어프로치샷이 짧아 1타를 잃은 박성현은 14번홀(파5)에서 티샷을 오른쪽 워터 해저드로 날려보내 위기를 맞았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꺼냈지만 네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렸다. 벙커에서 친 다섯 번째 샷마저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한 박성현은 결국 트리플보기로 홀아웃했다. 2위 그룹인 양수진과 이정민과의 격차는 순식간에 2타로 좁혀졌다.
15번홀(파4)에서도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로 보내는 등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박성현은 390야드의 긴 파4인 16번홀에서도 1타를 잃었다. 이 홀에서 이정민도 그린을 놓쳐 세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려 보기를 적어내 격차는 2타차를 유지했다. 박성현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려놓고 3퍼트를 하는 바람에 1타차로 추격을 당한 채 18번홀(파4)로 올라갔다.
이정민과는 1타차. 마지막 홀에서 두 선수는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이정민의 두번째 샷은 그린을 지나 프린지로 굴러갔다. 박성현의 샷은 그린에 올렸지만 10m가 넘었다. 하지만 2주전과 반대로 이정민이 실수를 범했다. 세번째 어프로치 칩샷이 길어 홀을 지나 한참을 굴러갔다.한결 여유가 생긴 박성현은 퍼팅으로 홀컵 1cm에 공을 붙여 우승을 결정지었다.
박성현은 프로 데뷔 2년차에 첫 우승과 함께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2억원과 2019년까지 4년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출전권을 받았다.
한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선 박재범(33)이 데뷔 15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박재범은 이날 제주시 오라 컨트리클럽(파72·7137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바이네르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배윤호(22)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박재범은 4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자신의 첫 국내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0년 투어에 데뷔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박재범은 2011년 일본 투어 챔피언십에서 한 차례 우승을 거둔 적이 있지만, 한국 투어에서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