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 초점은 전방보다는 후방에 있다.
슈틸리케호는 11일 오후 6시20분(이하 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샤알람경기장에서 UAE와 평가전을 치른다. 5일 뒤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을 앞두고 갖는 평가전이다.
슈틸리케호는 완전한 진용을 갖추지 못했다. 박주호 구자철(이상 마인츠) 김보경(위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군사훈련으로 제외됐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설상가상으로 대표팀이 소집되던 1일, 김기희(전북)와 임채민(성남)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대신 주세종(부산)과 임창우(울산)가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전방쪽은 큰 문제가 없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손흥민(레버쿠젠) 이정협(상주) 남태희(레퀴야) 등이 건재하다. 여기에 아시안컵에서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던 '에이스'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이 돌아왔다. 지난 A매치 2연전에서 발굴한 이재성(전북)을 비롯해 염기훈(수원) 강수일(제주) 등 K리그를 주름잡는 공격자원들이 포함됐다. 양과 질에서 괜찮은 스쿼드다. 오랜기간 발을 맞춘 손흥민과 이청용이 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호흡 면에서도 걱정거리가 없다.
문제는 후방이다. 이번에 제외된 선수들이 중원과 수비진에 대거 몰려있다. 먼저 중원을 살펴보면 기성용과 박주호, 핵심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모두 빠졌다. 특히 공수를 조율하던 기성용의 공백이 커보인다. 슈틸리케호 공격은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성용의 부재시 대체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자철과 김보경마저 엔트리에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원과 수비를 오가는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기존에 활용했던 수비형 미드필더인 한국영(카타르SC)에 최보경(전북) 정우영(고베)을 추가하며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일단 경험이 많은 장현수와 한국영이 주전경쟁에서 우위에 있어보인다. 두 선수 모두 전개력에 약점을 보이는만큼 킥력이 좋은 정우영이 중용될 가능성도 있다.
수비진은 더 문제다. 계속된 부상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이 완전히 틀어져버렸다. 센터백 조합은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UAE전에서 주장으로 낙점된 곽태휘(알 힐랄)와 시즌 막판 주전자리로 올라선 빅리거 센터백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센터백 자원인 장현수는 수비보다는 중원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좌우측면은 김진수(호펜하임)-이주용(전북), 김창수(가시와)-임창우의 경쟁구도가 구축됐다. 김진수 김창수가 한발 앞서 있다. 실험의 무대인만큼 UAE전에는 이주용 임창우가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수비진은 호흡이 중요하다. 어중간한 실험보다는 철저한 호흡다지기에 나서는게 더 나을 수 있다. UAE전과 미얀마전 모두 베스트멤버가 포백을 이룰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 합류한 선수가 많아 처음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많다. 빨리 팀웍을 다져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홍정호도 "오랜만의 A매치라 긴장도 된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호흡이 중요할 것 같다. 소통하면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