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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투르드코리아, 지자체 수익 고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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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 지역자치단체(이하 지자체)를 둘러보면 '스포츠마케팅 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해마다 수많은 스포츠 이벤트가 각 지역에서 개최된다. 한정된 지역 자원과 인구를 통한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외부 수입원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스포츠'는 가장 효율적인 외부 수입 창출 도구다. 때문에 각 지자체가 앞다퉈 이벤트를 유치하거나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양'이 '질'을 앞설 수 없듯이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투르드코리아'는 그래서 더 두드러진다. 지난 2014년 대회 효과 분석에 따르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177억원에 달한다. 생산 파급효과가 131억원, 부가가치 파급효과가 46억원이다. 수많은 국내외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홍보 효과는 99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 각각 83억원, 34억원 보다 2년 간 49.6%로 성장했다.

투르드코리아가 '고(高)부가가치 이벤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거점도시의 절대적 협력이었다. 대회 모델이 된 투르드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선수단 및 대회 관계자 숙식 지원, 경주운영 지원, 자원봉사자 운영, 지역행사 운영 및 홍보 등을 맡아 대회 안정성을 높였다. 또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 볼거리를 제공해 단순히 사이클 대회가 아닌 축제로 인식되도록 노력했다. 이 결과 지난 대회 관람객 1인당 평균 지출 금액이 총 9만3656원으로 2년 전인 2012년 대회(4만3952원)보다 두 배 늘어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오는 6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 간 1249㎞를 달리는 이번 대회는 부산, 강진, 여수, 무주 등에서 치러진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투르드코리아는 올해부터 국제도로사이클 경기 중 가장 높은 UCI등급으로 승격했다. 단 7회 만에 투르드프랑스, 지로 디탈리아 등 전세계에 17개 뿐인 UCI월드팀 참가가 가능한 대회가 됐다. 이 중 투르드프랑스는 지난해에만 세계 188개국, 121개 채널로 중계되어 1200만명의 현장 관중, 35억명의 TV시청자가 지켜본 메가스포츠이벤트다. 이런 대회와 투르드코리아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 만으로도 엄청난 쾌거로 볼 수 있다. 이런 위상을 반영하듯 올해 투르드코리아에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강 등급의 팀인 UCI월드팀(오리카 그린엣지·Orika GreenEDGE)이 참가할 예정이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투르드코리아가 진정한 세계적 대회가 되기 위해선 가야 할 길이 멀다. 코스 개발이 첫 손에 꼽힌다. 투르드프랑스가 세계적 대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규모 뿐만 아니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빼어난 경관의 코스 때문이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설치되는 결승점은 투르드프랑스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투르드코리아가 세계적 대회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해선 선수들의 기량 뿐만 아니라 '한류 열풍'에 부합하는 경관을 갖춘 코스 개발이 필수다. 지자체의 절대적 협조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또 거점지역의 장기적 투자와 협력, 가치 극대화를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전남 영암에 건설된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이 단 1차례 포뮬러1(F1) 개최를 끝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투르드코리아가 메가스포츠이벤트로 자리 잡기 위해선 대회 주최측 뿐만 아니라 지자체, 정부 차원의 긴밀한 협조, 후원이 지속되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