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제주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좌완 투수 임지섭(20). 양상문 감독은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서 임지섭에 대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입단 때부터 LG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는데 부침이 심했다. 지난 시즌 초 1군 경기 4게임에 등판한 임지섭은 남은 시즌을 2군에서 보냈다. 애초부터 무리가 따랐던 1군 시작이었다.
2군에서 구위를 다듬은 임지섭은 1군 선발 투수로 이번 시즌 개막을 맞았다. 지난 3월 29일 개막 두번째 경기였던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하지만 2⅓이닝 2안타 4볼넷 3점. 지난 4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첫승을 챙겼다. 삼진 9개를 잡았는데 볼넷이 5개였다. 들쭉날쭉 불안정한 피칭은 계속됐다.
20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선 임지섭은 극과 극을 오갔다. 1회말 선두타자 이택근에 볼넷을 허용하더니, 내야 안타, 볼넷 1개를 추가해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밀어내기 볼넷. 무사 만루 위기는 계속됐고, 바로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5번 유한준, 6번 윤석민 7번 김하성까지 세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처리, 볼넷으로 지른 불을 말끔하게 정리를 한 것이다. 위기를 넘기자 2회초 LG 타선은 시원하게 홈런 2개를 때려 3-1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임지섭의 고삐풀린 제구력은 통제불능이었다. 1사 후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LG 벤치도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이어 등판한 김지웅이 히어로즈 3번 타자 김민성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투구수 55개, 1⅓이닝 6볼넷 1안타 삼진 3개 4실점. 올시즌 최단 시간 강판이자, 한 경기 최다 볼넷이다.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임지섭은 지난 17일 다시 합류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구위는 위력적인데 볼넷이 걱정됐다. 양상문 감독은 임지섭에게 "네 공은 누구도 치기 어렵다. 자신을 갖고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할 수 있다면 네 공을 네가 직접 타석에 들어가서 직접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일단 양 감독의 조언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조금 더 인내와 시간,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20일 임지섭은 최고 145km 공을 던졌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