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미래 에이스 홍건희가 팀을 살렸다.
KIA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1실점 역투해 팀의 9대5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날 롯데와의 경기에서 3대6으로 역전패하며 5할 승률이 무너졌던 KIA는 홍건희의 역투로 다시 20승20패를 기록하게 됐다.
홍건희를 위한 경기였다. KIA는 난조를 보인 롯데 선발 박세웅을 두들기며 1회초 3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KIA 선발 임준혁도 똑같이 흔들렸다. 롯데가 1회 2점을 시작으로 2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3회말. 임준혁이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연거푸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KIA 덕아웃은 과감히 임준혁을 내리고 홍건희를 내세웠다. 홍건희는 이매철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실점은 주자를 내보낸 임준혁의 몫.
하지만 이 한방으로 예방 주사를 맞은 홍건희는 이후 천하무적 피칭을 했다. 4회를 탈삼진 3개로 끝냈고, 5회와 6회에도 각각 삼진 2개씩을 더했다. 투구수가 늘어난 7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1실점을 할 때까지 잡은 삼진이 무려 9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던 6개를 훌쩍 넘겼다. 홍건희는 이어진 1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심동섭에게 넘겼고, 심동섭이 만루 위기서 임재철을 직선 병살로 유도해 승리 요건을 갖추게 됐다.
홍건희가 호투하는 동안 타선이 그를 도왔다. KIA는 3회 3-4로 역전을 당했지만 4회초 롯데 두 번째 투수 이정민 공략에 성공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이정민이 1사 후 연속 3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3루주자 강한울이 상대 투수의 와일드피치 때 홈을 파고들다 아웃이 돼 찬물을 끼얹는 듯 했지만 이날 경기 두 번째 히어로 김주찬이 2사 2, 3루 찬스서 이정민을 상대로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 KIA쪽으로 승기를 안겼다. 롯데는 홍성민을 교체 투입해 불을 끄려 했지만, 필이 추가 1타점 적시타까지 때려내며 점수차를 벌렸다.
KIA는 7회초 이홍구의 결정적인 적시타로 점수차를 7-4로 벌렸고, 롯데가 7회말 1점을 추격했지만 8회와 9회초 각각 1점씩을 더하며 상대 숨통을 확실히 끊었다.
홍건희는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마무리 윤석민은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잘 막았지만, 점수차가 4점이라 세이브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반면, 박세웅은 롯데 이적 후 3번의 선발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⅔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