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을 것이다."
'두목까치' 김두현은 당당했다.
김두현은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저우 헝다와의 2015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1골-1도움의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3분 조르징요의 선제골을 도운데 이어 후반 48분 페널티킥 득점으로 승부를 결정 지었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오는 27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16강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김두현은 경기 후 "승리로 기분이 좋긴 하지만 우리 팀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매번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 우리를 약체로 보는 시각이 바뀔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며 "동계훈련을 열심히 한 덕에 매 순간 체력적 우위를 점하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 오늘 비록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게 축구다. 승리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를 하루 앞두고 김두현은 "광저우 헝다는 엄청난 돈으로 실력을 키운 팀이다. 그런데 그만큼 (연봉을) 받으면서 얼마나 잘하는 지 알고 싶다"는 말로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두현은 "광저우 헝다는 분명히 좋은 팀인 것 같다. 조직적인 면에 비해 개인기량이 뛰어났다. 2차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감을 잡을 수 있는 경기였던 것 같다"며 "돈을 적게 받는 선수들이 이기는 경기를 해 굉장히 만족스럽다. 솔직히 내 말대로 (결과가) 이뤄져 한숨 돌릴 수 있었다"고 웃었다.
김두현은 김학범 성남 감독에게도 승리의 공을 돌렸다. 그는 "경기를 준비하는 것은 선수들이지만, 경기에 대비하는 전략을 짜는 부분에선 감독님이 최고"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최고의 팀을 만들 수 있는 게 감독님의 능력인 것 같다. 더 여건이 좋은 팀에 계셨다면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셨을 것 같다. 항상 감사하다. 고참으로 팀을 잘 이끌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