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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이 서재응 교체 때 마운드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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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전. 김기태 KIA 감독은 6회말 1사후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서재응(38)이 두산 6번 양의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상황에서 투수 교체를 위해 나선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마운드에 서 있던 서재응이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를 한 뒤 투수 교체를 통보했다. 서재응은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 야수들에게 고맙다는 손짓을 한 후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기태 감독은 왜 투수코치 대신 직접 마운드에 올라간 것일까. 평소 김기태 감독 스타일을 안다면 예상이 가능한 일이었다.

26일 두산전을 앞두고 잠실구장 3루쪽 덕아웃에서 만난 김기태 감독은 서재응 얘기가 나오자 활짝 웃었다.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 선수에 대한 배려였다. 서재응이 오랜만에 나와 잘 던져줬다"고 했다.

최영필(41)과 함께 팀 내 최고참인 서재응은 이날 올해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등판했다. 퓨처스리그(2군) 3경기에서 호투를 한 뒤 지난 주초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처음으로 선발등판했다. 전지훈련 기간에 재활군에서 훈련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시즌 준비가 늦어졌다.

사실 서재응은 선발 후보군에 들어 있었지만, 젊은 투수들에 밀려 후순위에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4~5선발이 흔들리면서 2군에서 준비를 해 온 서재응에게 기회가 찾아 왔다.

서재응이 등판하던 날 타이거즈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다. 최희섭은 선배가 등판하던 날 경기 전 선수 미팅 때 "선배를 위해 열심히 해보자"고 주문을 했다고 한다.

서재응은 이날 5⅓이닝 7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KIA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5대4로 이겼다. 서재응의 호투가 극적인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