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의 시즌 소망은 '안정감 있게, 꾸준히'다.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승자가 되려면,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철저한 '관리 야구'를 지향한다. 시즌 구상은 물론, 세세한 마운드 운영까지. SK에 김용희 감독의 시스템 야구가 조용히 정착하고 있다.
23일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여름철 선수단 체력관리를 위해 2군에서 올라올 전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베스트다. 2군 선수들도 있지만,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빠르면 후반기 복귀가 가능한 박정배, 박희수에 대해서도 '없는 선수'라고 전제하고 시즌을 구상하고 있었다. 지금 전력에 없는 선수들의 복귀를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선수들의 관리가 우선이라는 입장.
김 감독은 "어제도 재영이를 더 던지게 할 수 있는데 30개에서 끊어줬다. 불펜투수는 이틀 연투를 하면 꼭 빼준다. 불펜에서 몸을 풀어도, 두 번까지는 괜찮지만 세 번째엔 올리든지 아예 빼준다"고 밝혔다.
이러한 김 감독의 관리법을 통해 SK가 눈에 띄는 큰 효과를 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게 누적되면, 나중에 더 큰 힘으로 돌아올 수 있다.
김 감독 역시 "즉흥적으로 운영해서는 안된다. 얼마동안 괜찮아도 나중엔 좋지 않다. 그런 유혹은 언제나 있지만, 초반이니까 더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웃었다.
시즌을 길게 보고 있는 김 감독, SK가 과연 장기레이스 끝에서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수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