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발표된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1대2 트레이드. 한화는 우완 투수 양 훈(29)을 내주고 히어로즈에서 포수 허도환(31)과 이성열(31)을 영입했다. 양 훈과 허도환 모두 올해 1군 출전 기록이 없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사실상 1군 전력에서 제외된 선수다. 지난 겨울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잔류한 이성열도 팀 내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었다.
포수 자원이 빈약한 한화, 투수가 필요한 히어로즈 모두 원하는 부분을 채웠다고 볼 수 있다. 올시즌 첫 번째 트레이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우리는 포수에 왼손 대타 요원을 확보했고, 히어로즈는 투수를 얻게 됐다. 양팀에 '윈윈'이 되는 트레이드라고 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를 거쳐 히어로즈로 이적한 외야수 이성열은 주로 지명타자나 대타로 출전해 왔는데, 포수가 가능하고, 장타력까지 갖췄다.
사실 국내 프로야구는 트레이드가 활발한 편이 아니다. 예전에는 이따금 대형 트레이드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뜸했다. 구단들이 자기팀 중심으로 상대팀에 무리한 카드를 요구해 불발될 때가 많았다. 이적한 선수가 다른 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게 될 경우에 대한 부담도 작용을 했다. 가능성있는 선수라고 해도 당장 쓰지 않으면서도 안고 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육성이 필요한 유망주는 조금 다른 경우다.
김성근 감독은 "어차피 안 쓸 선수라면 2군에 둘 게 아니라 트레이드를 통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 선수도 살고 구단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가 LG에서 히어로즈로 이적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박병호다. LG 시절에 1,2군을 오갔던 박병호는 만년 유망주에 머물고 있다가, 새 팀에서 잠재력을 터트렸다.
김성근 감독의 트레이드 예찬은 한발 더 나갔다. 김성근 감독은 "사실 많은 돈을 들여 FA를 영입하는 것보다 트레이트가 나을 수 있다. 트레이드로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면 많은 돈을 안 쓰고도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한화와 히어로즈 두 구단에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지 궁금하다.
신고선수로 히어로즈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허도환은 올시즌 퓨처스리그 4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양 훈은 올시즌 퓨처스리그 1경기에 등판해 2⅔이닝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4월 1일 등판 경기 상대가 화성 히어로즈였다. 한화 구단은 "허도환과 이성열이 9일 팀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