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시즌 첫 승에 '친구' 걱정한 노상래 감독과 하석주 전 감독의 문자

by

노상래 전남 감독은 2015년 4월 5일을 잊을 수 없을 듯하다. 프로 사령탑 데뷔승을 따냈다. K리그 클래식 4경기 만이었다.

전남은 5일 인천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후반 28분 이종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남은 3경기 무승부 이후 시즌 첫 승을 거두며 승점 6점으로 포항을 골득실로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노 감독은 시즌 첫 승에 대한 묘한 감정을 설명했다. 그는 "첫 승이 간절했다. 그래도 지난 3경기에서 선수들이 요구한대로 잘 따라줘서 첫 승을 이루기 전까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기뻤다. 노 감독은 "개인적인 첫 승보다는 인천 징크스에서 벗어났다는게 기쁘다. 속으로는 첫 승도 기쁘다. 그러나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다"고 말했다. 또 "감독으로서 첫 승하는게 선수로서 첫 승하는 것보다 힘든 것 같다"며 웃은 노 감독은 "감독이 되어보니 선수들이 따라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잘 따라와주고 있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친구' 김도훈 인천 감독을 꺾고 따낸 첫 승이었기 때문이다. 노 감독과 김 감독은 1970년생 '동갑내기'다. 노 감독은 "인천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올 시즌 시작해서 3라운드까지 승리가 없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김도훈 감독한테 고생많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노 감독은 하석주 전 전남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노 감독은 "하 감독님께 수비적인 부분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을 많이 배웠다. 지난해 인천과 제주에 승리하지 못했는데 대신이나마 하 감독님의 한을 풀어드린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 전 감독의 축하 문자도 공개했다. '승리 축하한다. 기도 많이 했다.'

이날 노 감독은 결승포를 터뜨린 이정호와 뜨겁게 껴안았다. 노 감독은 "종호가 전반에 의욕이 많아 보였다.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후반에는 영리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종호도 첫 승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을텐데 마음적인 것이 큰 힘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지금보다는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표현을 하는 것보다는 마음적인 것이 강했다. 그래서 포옹이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광양=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