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제2의 포웰' 위한, KBL이 바꿔야 할 용병제

by

리카르도 포웰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남겼다.

외국인 선수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다'는 명제를 입증했다. 외국인 선수가 일상화된 프로 스포츠에서 당연한 얘기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는 토종, 외국인 선수 구분없이 홈팬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프로스포츠 발전은 중요한 촉매제다.

그와 전자랜드가 기적같은 봄농구를 이어가면서, 기존의 외국인 선수제도 변경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KBL은 외국인 선수 출전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여기에 기존의 외국인 선수 소속을 리세한 뒤, 장, 단신으로 구분해 외국인 선수 쿼터확대(6쿼터)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포웰의 맹활약과 전자랜드의 인상적인 경기력이 농구 팬에게 널리 알려졌다. 포웰은 SK와의 6강전 도중 "외국인 선수 3년계약 제한은 나쁜 것 같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나면 소속팀과 재계약할 수 없는 제도의 폐해를 언급한 것이다. 사실 포웰은 전자랜드와 두 시즌째이기 때문에 3년 계약 제한과는 별다른 상관이 없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으로 인해 무조건 전자랜드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최근 포웰의 맹활약 때문에 KBL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재검토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KBL 측은 "외국인 쿼터확대를 변화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다. 3년 계약 제한 항목을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동안 수많은 비판을 받았던 외국인 선수 2명 확대는 변함없다는 의미. 단, 포웰이 언급한 '3년 계약 제한 항목'을 풀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웰의 맹활약과 농구팬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서 도출해야 하는 교훈은 하나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외국인 선수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외국인 선수는 프로팀의 일부이고, 팀에 헌신적이고 팬의 지지를 받는 선수는 토종, 외국인 선수 구분없이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은 '어떻게 하면 그런 환경을 제대로 조성하느냐'다. 단지, 포웰이 언급한 '3년 이상 계약불가' 방침을 수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포웰이 만든 과정에서 얻어야 할 진정한 교훈은 용병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는 합리적인 외국인 선수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2명 출전확대라는 KBL의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은 대안이 되기 힘들다. 전력강화가 가장 목표인 외국인 선수 도입에서 장, 단신 선수의 도입은 조합에 따라 옵션이 너무 많아진다. 금액 역시 제한이 있기 때문에, 리그를 옮길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한국농구의 토양을 좀 먹는 가장 큰 부작용이 있다.

그동안 KBL은 수많은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을 했다. 단, 하나 하지 않은 제도가 있다. 모든 리그와 액수를 자유롭게 하는 자유계약제도다.

KBL은 2004년 부터 2007년까지 3시즌 동안, 그리고 2011~2012시즌 자유계약제도를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NBA를 포함한 유럽 5대리그에 등록된 선수를 뽑지 않는다는 리그 제한이 있었고, 액수 제한도 있었다. 때문에 뒷돈 문제 등 여러가지 부작용으로 드래프트제로 환원됐다.

하지만 완전한 자유계약제로 풀릴 경우 수많은 장점들이 있다. 일단 팀에 가장 알맞은 선수를 뽑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 프랜차이즈 스타가 만들어지기 가장 좋다. 각 팀마다 선수 스카우트 시스템이 발전할 수 있고, 거물급 선수가 영입될 경우 화제성도 있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자연스럽게 유입되기 때문에, 리그의 수준 업그레이드와 함께 토종선수들의 코트 안팎의 기량향상에도 도움이 될 확률이 올라간다. 또 하나, 국제경쟁력을 위한 '귀화 문제'도 해결될 공산이 높아진다.

KBL은 '외국인 쿼터제 확대'라는 기본 방침을 굳건히 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이 반대하는 사안이다. 게다가 강력한 대안(무조건적인 자유계약제)을 놔두고 강행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외국인 쿼터제 확대'는 KBL의 의지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문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