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 '스물'이 개봉 전 평단의 호평으로 인해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맛깔나는 스토리와 함께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등 대세남들의 호연이 '스물'에 대한 기대감을 한창 높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 남우 3인방과 함께 '스물'을 '재미있는' 영화로 만들어 주는 여우 3인방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들의 톡톡 튀는 연기가 극의 재미를 한층 더하기 때문이다.
이유비는 극중 경재(강하늘)의 여동생이자 동우(이준호)의 학원 동기생 소희 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스물'에서 이준호와 풋풋하면서도 과감한 연기로 남성 관객들의 입가에 미소를 띄게 만들 전망이다. 특히 오빠 경재의 은밀한(?) 행위에 대해 거리낌없이 이준호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고백 장면은 풋풋한 여고생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는 평이다.
이에 반해 과감한 연기를 펼친 정주연도 눈길을 끈다. 치호의 연인 은혜로 출연하는 정주연은 당돌한 배우 지망생을 연기했다. 특히 이기적이고 배우에 대한 욕심만 가득하면서도 치호에게 어쩔 수 없이 끌리는 은혜의 모습이 정주연의 연기에 제대로 투영돼 있다. 극중 유일하게 진지한 신 역시 김우빈과 정주연의 다툼 신이라 은혜 캐릭터의 임팩트는 꽤 강한 편이다.
또 김우빈의 첫사랑 소민 역을 맡은 정소민 역시 털털한 이대생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 눈길을 끈다. 쉽게 사랑에 빠지지만 진심을 다하고 친구들에 대한 우정이 가득한 소민 캐릭터는 남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인물임에 틀림없다. 이외에도 민효린이 경재의 대학 선배 진주 역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눈총(?)'을 받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메가폰을 잡은 이병헌 감독은 "소희 역을 맡은 이유비에게는 '그냥 평소 하던대로 놀면 된다'고 말해줬는데 잘 소화해냈다. 소민 캐릭터는 내 기준으로는 살짝 비호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려웠다. 하지만 정소민이 연기를 잘해줘서 우려했던 부분을 잘 덮어줬다. 소민이라는 이름은 영화 '길'의 젤소미나에서 따온 것인데 배우와 우연히 이름이 같아서 신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정주연이 맡은 은혜 캐릭터에 대해서는 "캐릭터에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있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사실 최근 충무로에는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제외하고는 신인들이 두각을 나타낼 기회가 드물었다. 이런 가운데 '스물'에서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이 남자 배우들 못지 않아 이들에 대한 한국영화 시장의 기대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평가를 받을 만큼 이들은 극중에서 단순히 미모를 내세우는 부수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깔끔하게 극을 채워주는 인물을 연기에 호평받고 있다. 게다가 빠지는 인물 없이 캐릭터 하나하나를 잘 살리는 이병헌 감독의 연출 솜씨까지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로 인해 25일 베일을 벗는 '스물'에서 여우 3인방이 실제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