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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LG, 넥센전에서 드러난 '실전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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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실전은 벌써 시작된 모습이다. 라이벌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생각대로' 경기를 펼쳤다.

LG는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10대2로 승리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엘넥라시코'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곤 한다. 하지만 이날은 시범경기답게 무난하게 끝이 났다. LG의 대승이었다.

넥센이 경기 중반 이후 주전들을 하나씩 교체해준 것과 달리, LG는 7회초까지 베스트9을 가져갔다. 이날은 우익수 이진영을 제외하고, 주전급 선수 전원이 나섰다.

유격수 오지환과 3루수 정성훈이 테이블세터를 이뤘고, 중견수 박용택과 좌익수 이병규(배번7), 1루수 최승준이 클린업 트리오로 나섰다. 지명타자 이병규(배번9)와 2루수 손주인, 포수 최경철, 우익수 김용의가 하위 타선을 이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로 전향한 김용의만이 점검을 받는 상황. 나머지는 베스트 전력이었다.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야수는 베스트9이 나가 7~8이닝을 소화할 것이다. 야수들도 개막 이전에 9회까지 서있는 것을 적응해야 한다. 오늘과 21일 두산 베어스전은 베스트9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벌써 실전 모드다. 경기 내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LG 선발 소사는 친정팀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처음 공을 던졌다. 특이한 건 극단적인 시프트였다. 서건창과 이택근이 나왔을 때, LG 외야진은 각각 좌측과 우측으로 이동했다. 코너 외야수가 중견수 위치에 가깝게 이동하는, 대형 시프트였다.

서건창과 이택근은 모두 잡아당기는 타격이 적은 선수들이다. 물론 몸쪽 공은 잡아당길 수 있다. 소사는 시프트에 맞게 투구를 이어갔다. 몸쪽 공은 철저히 배제하고, 집요하게 바깥쪽 승부를 펼쳤다. 올 시즌 새로 장착한 스플리터가 바깥쪽 낮게 잘 구사됐다. 시프트의 '맹점'을 보완하는 완벽한 투구였다.

이 공은 넥센 4번타자 박병호에게도 '유효'했다. 1회 박병호에게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소사는 4회엔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공격에서도 실전다운 모습이 나왔다. 최경철은 3회초 우익수 앞 타구에 2루까지 내달려 2루타를 만들어냈다. 절묘한 코스에 떨어진 타구에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친 것이다. 부상에 대한 우려 등으로 시범경기에서 나오기 힘든 장면. 최경철은 김용의의 볼넷 때 상대 선발 문성현의 투구가 바운드되자 3루까지 내달리기도 했다.7회에는 작전도 나왔다. 선두타자 손주인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윤진호를 투입했다. 이후 최경철의 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낸 뒤, 대타 정의윤을 투입했다. 득점권 상황에서 강력한 대타 요원, 정규시즌 때 나오길 바라는 상황이 그대로 연출됐다. 정의윤이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 1사 3루가 됐지만, 오지환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마운드 운용 역시 양 감독의 생각대로였다. 선발 소사가 60구를 던지며 4이닝 무실점, 또다른 선발요원 우규민이 44구에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명 모두 성공적으로 개막전을 준비하는 모습. 마무리 봉중근이 홈런 한 방을 맞고 1⅓이닝 2실점했지만, 전력투구가 아니었다.

모든 게 LG의 생각대로 된 시범경기. LG의 시즌 준비는 이미 끝난 듯하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