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선수가 되기 위한 귀화는 축구계에서 흔한 일이다. 뛰어난 기량에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거나, 실리를 위해 새로운 국적을 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귀화가 A매치 본연의 성격을 퇴색시킨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자격요건을 강화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귀화정책은 현재진행형이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출전명단 23명 중 절반을 귀화선수로 채운 카타르, 브라질 태생으로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디에구 코스타(첼시) 등 예는 숱하게 많다.
하지만 이탈리아 세리에A에는 서로 다른 부모의 국적 탓에 귀화요청을 거부하는 선수가 있다. 라치오 수비수 압둘라이 콩코(31)가 주인공이다. 세네갈 출신 아버지와 모로코 출신 어머니를 둔 콩코의 출생지는 프랑스다. 2004년 유벤투스 유스팀을 거쳐 프로팀에 데뷔한 콩코는 시에나와 제노아(이상 이탈리아), 세비야(스페인) 등을 거쳐 2011년부터 라치오에서 활약 중이다. 라치오에서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주목을 받자 부모의 나라인 세네갈, 모로코의 러브콜도 점점 잦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콩코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요청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내가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인해 부모님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더 중요하다"며 각별한애정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콩코가 프랑스 태생이라는 점에서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부모의 국가가 아닌 모국 프랑스의 관심은 콩코 입장에서도 큰 고민 없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최상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콩코는 "예전에 내가 프랑스 대표팀이 나를 원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귀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