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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 동해안 더비, 상위권 판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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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과 울산, 30년 넘게 K리그와 함께 한 이름이다. 숱한 국가대표를 배출하고 아시아를 정벌한, 한국축구사에 빼놓을 수 없는 족적을 남긴 두 팀에겐 '명가'라는 타이틀이 부족하지 않다. 찬란한 역사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화에 앞장선 두 팀의 모기업 자존심까지 더해진 혈전은 '동해안 더비'라는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2015년 K리그 클래식 첫 더비의 문이 열린다. 포항과 울산은 15일 오후 2시15분 포항스틸야드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를 치른다. 지난 주 개막전에서 수원, FC서울을 상대로 나란히 승리를 얻은 두 팀 입장에서 이번 승부는 자존심 뿐만 아니라 시즌 초반 선두권 도약이라는 실리까지 노려야 하는 중요한 경기다. 올 시즌 상위권 다크호스로 꼽히는 두 팀이 얻는 결과에 따라 전반기 경쟁 판도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포항은 업그레이드 된 '스틸타카'의 위력에 기대를 걸 만하다. 안드레 모리츠, 라자르 등 외국인 선수가 3년 만에 팀에 가세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기존 김승대 고무열 조찬호 이광혁에 새로 영입한 심동운까지 더해 최강의 라인업을 짰다. 지난 개막전에선 김승대가 조커 역할을 하며 분위기를 바꾸고 2선의 손준호가 중거리포로 골문을 여는 등 공격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울산은 '윤정환식 철퇴축구'로 바람몰이를 예고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제파로프 따르따 김태환이 최전방 원톱 양동현의 1골-1도움을 도왔다. 선굵은 패스와 빠른 방향전환,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FC서울 수비라인을 농락했다. 실제 결과는 2대0이었지만, 내용에선 더 점수차가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압승이었다.

역대전적은 포항이 울산에 56승46무45패로 앞서고 있다. 지난해 맞대결에서도 2승1무1패, 최근 맞대결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안방서 울산에 작아졌다. 울산은 지난해 두 차례 포항 원정서 1승1무로 무패를 달렸다. 앞선 전적까지 더하면 최근 포항 원정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다. 울산이 윤 감독 체제로 전환한 뒤 '패하지 않는 승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FC서울전과 마찬가지로 카운터를 앞세운 공략법을 들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은 지난 수원전에서 퇴장 당한 센터백 김원일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울산 공격 봉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개막전에서 드러난 울산의 전력은 예상대로 기대 이상이었다. 절대로 만만한 팀이 아니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우리 안방에서 갖는 승부다. 자존심이 걸려 있다. 울산전에 대한 경험도 많다.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치러야 할 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윤 감독도 "지난해 부임 전 포항전을 볼 기회가 있었다. 강력한 인상을 갖고 있다"면서도 "'동해안 더비'는 내가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서야 할 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