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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코앞인데, 소비심리 살아날 기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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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여파로 설 명절을 앞두고도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매출이 전년보다 줄고 있는가하면 소비자들이 설 선물로 알뜰·실속 제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세계·롯데·현대 백화점 3사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신규 점포를 제외하면 3~5% 가량 줄었다. 특히 지난해엔 설이 1월 31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설 선물세트 매출 비중이 큰 식품군을 제외하면 대체로 하락세이거나 성장률이 1% 미만으로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설 선물 구매 경향도 경기영향을 받아 알뜰·실속 상품들이 두드러진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을 보면 1만~3만 원대 상품이 전년보다 32.4%, 3만~5만 원대가 46% 각각 늘어나며 저렴한 가격대의 선물세트가 대폭 증가했다. 롯데마트 예약판매도 기업들이 주로 찾는 조미료·인스턴트 식품 세트의 평균 구매단가가 3만2466원으로 8% 하락했고, 매출 구성비도 8%가량 낮아졌다. 반면 평균가 1만7815원의 생활용품 세트 매출은 2.3% 상승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은 경기 불황 속에 새해 들어 담뱃값 상승, 연말정산 제도 개편에 따른 세금 부담 등으로 체감 경기가 더욱 싸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107)부터 3개월 연속 떨어지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새해를 맞이한 지난달에 102로 1포인트 상승했지만, 이는 여전히 지난해 5월(104)보다 낮은 수준이다. 3개월째 이어진 내리막 추세가 멈추긴 했지만 소비심리가 상승한다고 볼 수는 없는 수치다.

소비자들이 명절 비용 지출을 줄이겠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지난달 회원 123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설 선물 지출 예정 금액을 17만원으로 전년보다 4만원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차례상 비용도 평균 23만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