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노란색 레플리카를 입은 7만여명의 호주 팬들의 환호성으로 호주스타디움이 가득찼다.
31일(한국시각) 120분의 혈투가 끝난 뒤 태극전사들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라운드에 앉거나 누워서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전사를 반납하는 차두리(35·서울)에게 우승 선물을 안기지 못한 것이 큰 아픔이었다.
손흥민(23·레버쿠젠)은 대성통곡을 했다. 그의 얼굴에선 눈물만 흘렀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의 위로는 들리지 않았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90분간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득저찬스가 많았다. 그 득점 기회들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에게 격려의 말을 했지만, 손흥민은 좀처럼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차두리도 아쉬움의 눈물이 흘렀다. 대표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종의 미'는 거두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 호주에 아시안컵 우승을 내줬다. 그래도 차두리는 슬픔을 빨리 털어냈다. 그리고 후배들을 챙겼다. 후배들을 일일이 안아주면서 위로했다. 자신에게 우승 선물을 해주겠다던 후배들의 간절한 마음은 이미 전해졌기 때문에 결과는 상관없었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