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27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7일 오후 1시30분 부산시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났다. 서병수 부산시장, 김광회 문화관광국장,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와 같이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약 20여분동안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 했다"며 "이 자리에서, 시장은 먼저 지난 영화제 때 논란이 된 영화에 대한 소회를 말씀하시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가 20회를 맞는 동안 경제 산업적 역할이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쇄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쇄신안을 만들어서 임원회 등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이에 그동안의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앞으로 부산시와 보다 긴밀하게 대화하고 소통해서 불필요한 오해나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부산시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조정하는 절차가 미흡했던 점도 적극 개선하겠고, 시장께서 주문하신대로 여러 고견을 모으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두루 공감할 수 있는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도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산국제영화제는 제20회를 맞는 지금까지 영화제 개최와 운영은 물론 영화제의 산업적 기여도를 높이고 이를 부산시의 영화영상산업육성과 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부산시와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왔다. 지금에 와서 크게 달라질 이유가 없다. 시장의 여러 지적과 말씀을 존중하지만 온전히 납득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대한 신중하고 정중하게 협의해서 공감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이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단순히 부산의 지역축제가 아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 가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다. 이런 영화제의 쇄신안을 허술하게 만들어서 될 일이 아니다. 따라서 서두르지 않고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겸허하게 수렴해 부산의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부산시민을 모시고 공청회를 열고, 필요하다면 한국 영화계, 문화예술계, 여러 시민사회 등의 고견도 폭넓게 들어 당면 쇄신안과 제20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새로운 발전방안을 도출하도록 하겠다"며 "어떤 이유로든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분란이 생긴데 대해 부산시민과 한국 영화계에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 나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책무를 되짚어 보고, 최근 불거진 논란의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정비해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냉철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지난 23일 정경진 부산시 정무부시장과 김광희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이용관 위원장을 만나 '서병수 부산시장의 뜻'이라며 사퇴를 권고했고 논란이 커지자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운영 개선과 개혁 추진 필요성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이라는 보도 자료를 통해 "이용관 현집행위원장의 거취문제를 비롯한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 관련 단체들이 "이 위원장의 사퇴 종용을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경하게 대처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당시 수석프로그래머였으며, 부집행위원장, 공동집행위원장을 거쳤고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의 뒤를 이어 2010년 집행위원장이 됐다. 2013년 2월 총회에서 3년 임기의 집행위원장에 연임돼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