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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의 슈틸리케호 IN&OUT]韓사는 브라질 출신 '자원봉사' 포포 에리카의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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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간이 다 됐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캔버라, 브리즈번, 멜버른을 거치면서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대회 자원봉사자는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헌데, 한국어로 얘기하는 자원봉사자가 나타났습니다. 누가봐도 외국인이었습니다. 24일 호주 시드니의 코가라 오발에서 태극전사들이 이라크와의 4강전을 앞두고 훈련을 했습니다.

취재진은 훈련을 지켜봤습니다. 30분쯤 지났을때 대회 자원봉사자 오슬 입은 외국인 여성이 취재진을 향해 한국말로 안내했습니다. 대표팀이 전술훈련을 시작하자 취재진에게 퇴장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술훈련은 비공개이기 때문이죠.

한국어를 유창하게 사용한 자원봉사자는 브라질 출신의 포포 에리카씨(28)였습니다. 이력이 특이하더군요. 알고보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이었습니다. 2년6개월 전부터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학 중앙연구소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답니다. "그냥 한국이 좋아요." 에리카씨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에리카씨가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선 어떻게 일하게 됐냐구요?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호주로 건너왔답니다. 한국에서 호주로 넘어와 자원봉사자에 지원을 하고 인터뷰를 마친 뒤 시드니에서 일하게 됐다고 하네요. 한국 대표팀이 반드시 준결승에 올라와주길 기원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시드니에서만 자원봉사를 할 수 있어 슈틸리케호가 4강에 진출해야만 태극전사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에리카씨의 축구 사랑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자국 브라질에서 열린 월드컵 때도 같은 방법으로 자원봉사를 했다고 합니다. 2013년 10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도 브라질 관중들을 위한 안내자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왜 이렇게 축구 대회 때마다 자원봉사를 하는걸까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단지 축구가 좋아요."

에리카씨는 큰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협회에서 어떤 부서에서 일하고 싶냐'고 묻자 "그건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요"라며 쑥스러워했습니다. 에리카씨는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를 포함해 유창한 영어와 한국어를 할 줄 안다고 합니다. 'K팝'보다 '축구'를 더 좋아한다는 그녀. 에리카씨는 한국 축구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의 한을 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시드니(호주)=스포츠2팀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