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KB스타즈가 기존 판에 변화를 일으킬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KB는 24일까지 5연승을 달렸다. 5연승을 하는 과정에서 최강 우리은행을 두번, 2위 신한은행을 한번 제압했다. 2015년 새해부터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서동철 KB 감독은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농구를 선수들이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서동철 감독은 2012~2013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신한은행에 지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했다.
KB는 24일 현재 13승9패로 3위. 2위 신한은행(15승7패)과의 승차는 2경기. KB가 주춤할 때만 해도 여자농구 판도 변화는 힘들어 보였다. 지난 시즌과 팀 성적이 판박이였다. 하지만 KB가 우승 후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연달아 격파하면서 상승 분위기를 탔다.
KB는 그동안 상승세를 탈만하면 주저 앉았다. 팀의 구심점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3일 팀의 기둥 변연하가 부상(오른 무릎)에서 복귀하면서 연승이 시작됐다. 변연하는 무릎 통증으로 한달 이상 쉬고 돌아왔다.
KB는 5연승 과정에서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4쿼터에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12일 우리은행전과 22일 신한은행전에서 모두 4쿼터를 지배했다. 서동철 감독은 "우리가 여전히 경기 중간에 업 앤 다운이 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최근 4쿼터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선수들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서동철 감독은 요즘 1번 포인트가드 역할을 변연하와 홍아란에게 번갈아 맡긴다. 변연하가 60% 이상을 조율하고, 홍아란은 변연하의 체력이 떨어질 때 그 역할을 대신한다. 또 식스맨으로 공격형 가드 심성영을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요즘 KB가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서 있지 않고 많이 움직인다는 걸 꼽는다. KB는 원래 3점슛 비중이 높은 팀이었다. 골밑 높이가 낮은 약점을 갖고 있었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 스트릭렌(1m88)과 비키바흐(1m93)를 뽑았다. 스트릭렌은 내외곽에서 모두 쓸 수 있는 카드다. 둘다 장신이면서 스피드까지 갖췄다. 그래서 달리는 농구가 가능하다. 많이 움직이다보니 고질적인 리바운드 열세도 조금은 보완이 되고 있다.
지금의 KB 농구가 서동철 감독이 원하는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의 완결판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선 좀더 강한 체력과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KB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만년 2인자에 머물렀던 KB의 옛모습을 탈피할 수 있다는 걸 예고한 셈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