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차례 만남이 있었다
'중원의 파이터' 한국영(25·카타르SC)은 6일(이하 한국시각) 오만과의 결전을 앞두고 캔버라에 입성한 뒤 리암 호텔에서 라디 셰나이실 이라크대표팀 감독과 만났다. 셰나이실 감독은 한국영 조영철(26)의 소속 팀 사령탑도 겸직하고 있어 반가움이 컸다.
한국영은 26일 호주스타디움에서 2015년 호주아시안컵 4강전에서 셰나이실 감독을 만나게 됐다. 이라크가 8강전에서 우승후보 이란을 승부차기 끝에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한 한국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영은 24일 호주 시드니의 코가라 오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감독님과는 이미 캔버라에서 호텔을 같이 쓰면서 만났다. 4강에서 만나지 못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신 모양이다.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이란이 올라올 것 같았지만, 이라크와의 충돌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셰나이실 감독은 리더십이 강하다. 팀을 하나로 뭉치는 역량을 가지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4강이다. 두 차례만 승리하면 55년 만의 아시안컵을 품게 된다. 그만큼 한국영의 각오는 남다르다. "팀 사기가 올라왔다. 4강에 오른 팀들은 좋은 팀들이다. 부담은 있지만, 무실점 경기를 한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이라크가 4강 상대가 된 것에 대해서는 "일본과 이란이 탈락했지만,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가 4강까지 올라온 이유는 있을 것이다.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란의 8강 탈락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축구공은 둥글다는 것을 이라크가 증명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영은 "선수들은 이란이든 일본이든 어떤 팀을 만나도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의 것이 중요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강점은 슈틸리케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다. 누가 나서도 포지션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영의 임무는 파이터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내 역할은 중원에서의 파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래야 (기)성용이 형과 (박)주호 형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기 편해진다"고 전했다.
태극전사는 아직 이라크전 미팅을 하지 않았다. 한국영은 "개인 기술이 좋은 팀은 아니다. 조직력으로 싸워야 한다. 팀적으로 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이라크와 승부차기는 가기 싫다. 90분 안에 끝내고 싶다"고 했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