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3·레버쿠젠)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오만전이 끝난 뒤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 호주 캔버라의 이상 기후 때문이었다. 인후통을 없었지만, 고열에다 설사까지 하면서 식중독 또는 장염을 의심했다. 피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식 바이러스에 의한 문제는 아니었다. 대표팀 주치의는 감기로 결론을 지었다.
13일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과 면담을 가졌다. 선수 본인의 출전 여부를 물어보았다. 그러나 형식적이었다. 이미 손흥민는 단단히 감기에 걸려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손흥민 등 감기 환자들과 부상 선수들을 아예 호텔에서 쉬게하라고 지시했다. 협회 고위관계자는 "국내 감독이었다면, 쿠웨이트전에서 슈틸리케 감독과 같은 결단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푹 쉬었다. 코와 입 등 호흡기관 계통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필수였다. 특별 관리를 했다. 15일 브리즈번에 입성한 뒤 페리파크 내 YMCA에서 가진 첫 공식훈련에서도 관리를 받았다. 당초 가벼운 조깅으로 훈련을 재개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는 바람에 조깅마저도 취소됐다. 차양막이 처진 스탠드에 앉아 동료들의 훈련 과정만 지켜봤다. 결국 손흥민에게 이른 복귀 지시가 내려졌다. 구자철 김창수와 함께 훈련 도중 호텔로 먼저 떠났다.
잘 쉬고, 잘 먹으니 손흥민은 특유의 환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15일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스포츠&애슬래틱 센터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참가했다. 이날 손흥민의 표정은 밝았다. 가벼운 조깅 등 워밍업만 할 수 있다던 대표팀 관계자의 말이 빗나갔다. 훈련이 진행되기 전부터 구자철과 공을 주고 받으며 완벽하게 회복이 됐을 알렸다. 다만, 변수는 있다. 4일간 쉬면서 근육활동량이 현저하게 떨어진 부분이다. 그래서 황인우 재활트레이너 팀장은 손흥민의 몸을 갑자기 끌어올리지 않기로 했다. 멀리 내다봤다. 서서히 회복시키면서 100% 몸 상태로 8강전에 출전할 수 있게 말이다.
이날 손흥민은 고강도 훈련에서 제외됐다. 패스 훈련에는 참가했지만, 슈팅과 미니게임 등 근육이 갑자기 놀랄만한 훈련에선 제외됐다.
폭발적인 돌파 그리고 정확한 슈팅, 손흥민이 슈틸리케호에 불러올 효과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브리즈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