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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악몽' 하승진, 동업자 정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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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다고 꼭 다쳐야 하는게 농구인가.

전주 KCC 이지스 센터 하승진. 몸이 느끼는 고통이 아니라, 머리가 느끼는 고통에 밤잠을 못이룰 듯 하다. 또 부상이다. 그 스트레스에 아마 하염없이 울고 싶기만 할 것이다.

하승진은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 썬더스전에서 상대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얼굴은 맞았다. 코뼈 골절. 또 최소 2~3주를 쉬어야 한다. 이날 경기는 하승진에게 부상 복귀전이었다. 지난달 7일 강호 서울 SK 나이츠전에서 승리를 안겼지만, 당시 왼쪽 종아리에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7경기를 쉬었다. 팀은 다 졌다. 새해를 맞아 절치부심 준비해 복귀를 했다. 그리고 또 큰 부상을 당했다. 하승진은 SK전 왼쪽 종아리 부상을 당하기 전에도 11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코트를 잠시 떠났던 바 있다.

줄부상. 쉽게 말하는 사람들은 "선수가 몸관리를 못하니 계속 다치는 것 아닌가"라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들으면 KCC는 억울하다. 공익근무를 마친 하승진은 그 어떤 때보다 열심히 운동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자신에게 거는 기대감이 그 어떤 때보다 크다는 것을 모를리 없었다. 시즌 초반 예상보다 훨씬 좋은 몸상태를 과시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문제는 하승진이라는 센터를 쉽게 막을 수 없는 한국농구의 현실이다. 외국인 선수들도 키와 힘에서 하승진에 밀린다. 결국 하승진을 막으려면 반칙성 플레이밖에 없다. 밀고, 때리는 일은 다반사. 물론, 하승진이 다치라고 일부러 나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없겠지만 그런 무리한 플레이들이 쌓이고 쌓여 하승진에게는 충격타가 된다. KCC 허 재 감독은 "웬만한 선수는 한쪽 무릎을 하승진 엉덩이 사이에 끼고 수비를 한다. 힘이 안되니 자신의 몸을 받쳐놓고 수비를 하는데 이는 엄현한 파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승진이 워낙 크고 힘이 좋다보니 웬만한 파울성 플레이가 심판들의 눈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거구의 하승진이 일부러 넘어지는 등의 파울 유도성 플레이를 할 수도 없다. 이 플레이 자체가 부상 가능성을 더 높이기 때문.

삼성전 라이온스의 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전혀 고의성은 없었다. 라이온스는 경기 후 KCC 구단 버스까지 찾아와 하승진에게 사과를 하고 갔다고 한다.

문제는 키 크고 힘 좋은 외국인 선수 라이온스가 하승진이 아니었다면 무리하게 팔꿈치를 휘두르는 동작을 쓰며 수비를 할 일이 없었다는 점이다. 프로는 이겨야 한다. 때문에 상대 선수가 득점, 리바운드를 못하도록 막는게 일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대 선수가 다치면 안된다. 특히, 하승진은 한국 농구에서 없어서는 안될 기둥 센터다. 인천 아시안게임 전 많은 사람들이 대표팀 합류를 하지 못한 하승진을 비난했다. 하승진이 이렇게 계속 쓰러진다면, 앞으로 국제대회에서도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