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승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으면 좋겠다. 하승진의 부상이 아쉽다."
허 재 KCC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없다. 연패를 끊었지만 표정은 상기돼 있다.
그는 "하승진의 코뼈가 부러진 것 같다. 내일 병원을 가봐야 한다. 아직 경기체력이 온전치 않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김태술은 오늘 잘 했지만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이다. 외국인 선수와의 호흡을 좀더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KCC가 새해 첫 경기에서 7연패 사슬을 끊었다. 삼성은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KCC가 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남자농구 경기에서 삼성을 71대69로 제압했다.
SK 나이츠는 이날 통신사 라이벌 매치에서 KT 소닉붐을 72대60으로 제압했다. SK는 2연승, KT는 연승 행진이 끊겼다. 헤인즈(17득점)와 김선형(15득점) 두 해결사가 공격을 이끌었다.
동부 프로미는 KGC를 81대72로 제압했다. 동부는 사이먼(20득점 12리바운드) 김주성(14득점 12리바운드) 윤호영(13득점 10리바운드) 3명이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KCC, 김태술이 잘 풀었다
김태술은 KCC가 약한 가드진을 보강하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카드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KGC에서 KCC로 이적했다. 김태술은 영리한 포인트가드다. 정확한 2점슛은 물론이고 감각적인 패스가 일품이다. 작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런데 KCC에서 김태술의 첫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몸이 정상이 아니었다. 허리가 말썽을 부렸다. 장염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경기력의 기복이 심했다. 허 재 KCC 감독이 김태술의 흔들리는 경기력을 보면서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그랬던 김태술이 새해 첫 경기에서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1쿼터 8득점을 몰아치면서 분위기를 지배했다. 2~3쿼터에는 자신의 득점 보다는 동료들의 플레이를 살아나게 도와주었다.
김태술은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상대 김준일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쳐내 위기를 모면했다. 김태술은 10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CC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승리했지만 표정이 밝지 않았다. 그는 "새해 첫 경기 승리해서 기쁘다. 연패를 끊어서 더 좋다. 갈길은 멀지만 첫 단추를 잘 뀄다. 아직 안양 KGC 시절의 50%도 못 보여드리고 있다. 내 리듬과 박자가 안 나온다. 너무 급하다. 우리 동료들이 언제라도 내 패스를 받아 먹을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나도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잘 파악해서 좋은 호흡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골리앗' 하승진은 부상(오른 종아리)에서 복귀해 6득점을 보탰다. 하지만 하승진은 4쿼터 초반 삼성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코 부근을 맞고 코피를 흘리면서 교체됐다. 하승진은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한 관중과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관중이 하승진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경기장 안전요원들이 흥분한 하승진을 겨우 말렸다. 윌커슨은 변함없는 활약을 보였다. 27득점 12리바운드. 윌커슨은 4쿼터 막판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삼성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잠실실내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