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코리안 돌풍'이 불어닥쳤다.
유소연(24)은 25일(한국시각) 끝난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에서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상반기 박인비(26) 이외엔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한국 선수들은 8월 들어 3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미림(24)이 마이어 클래식, 박인비가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이어 유소연까지 정상에 오르며 3개 대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인비와 유소연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같은 소속사인데다 평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미국 생활을 즐긴다. 박인비는 지난주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LPGA 챔피언십 우승에 앞서 퍼터를 교체했다. 연습장에서 유소연이 최근에 바꾼 일자형 퍼터를 재미삼아 잡아 봤다. 그런데 감이 괜찮았다. 몇년 동안 고집했던 헤드가 두툼한 말렛형 퍼터를 버리고 일자 퍼터를 들고 출전해 메이저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회장 근처에서 '우승턱'을 냈다. 유소연과 최나연(27) 등을 불러 맛있는 저녁을 대접했다. 유소연은 박인비의 우승 기운을 받아 1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서 와이어투와이어로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의 챔피언이 됐다.
유소연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유소연은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쳐 2위 최나연을 2타차로 따돌리고 2012년 8월 제이미파 톨리도 클래식 이후 2년 만에 우승컵과 함께 상금 33만7500 달러(약 3억4000만원)를 받았다. 2011년 US여자오픈까지 포함해 개인 통산 LPGA 투어 세 번째 우승이다. 박인비도 3위(18언더파 270타)에 올라 한국 선수들이 1∼3위를 차지했다. 박인비의 우승턱에 참석했던 선수들이 모두 상위권을 휩쓸었다.
우승 후 유소연은 "마지막으로 우승한 2012년 이후 경기 자체는 좋아졌는데 우승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이어 "제 골프에 자신이 있으니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거라 스스로 믿었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기고 긴장감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우승 요인으로 안정된 퍼트를 꼽았다. 유소연은 "퍼트가 잘 안돼서 지난달 마라톤클래식 대회 전날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퍼터를 바꿨는데 그때 감각이 좋아 준우승까지 했다"면서 "퍼트 리듬을 찾으면서 안정적으로 경기해 우승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소연과 박인비가 사용중인 퍼터는 테일러메이드의 '고스트 투어 데이토나 12'인 것으로 전해졌다.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