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리틀태극전사가 4년만의 청소년월드컵 8강행에 성공했다.
이광종호는 4일(이하 한국시각) 터키 트라브존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전반 16분 송주훈의 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49분 퀸테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120분 혈전의 마침표는 승부차기였다. 발란타의 킥이 크로스바를 넘으며 마지막을 환호로 장식했다. 한국은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 이후 4년만에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은 8일 이라크와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예상대로 발목 부상으로 쓰러진 류승우의 자리에 한성규를, 이창민의 위치에는 우주성을 기용했다.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권창훈이 나섰다. 나머지 포지션에는 변화없이 기존의 선수들이 그대로 나왔다. 27일 나이지리아전 이후 일주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이광종호는 한층 안정된 조직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특유의 압박으로 콜롬비아의 예봉을 꺾었다. 콜롬비아는 리틀태극전사의 협력수비에 밀려 '에이스' 후안 퀸테로와 최전방 공격수 존 코르도바의 개인기 외에는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수비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볼을 뺏으면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다. 정확한 패스와 돌파로 콜롬비아를 밀어붙였다. 한국은 주도권을 선제골로 연결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선제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반 16분 왼쪽에서 올린 김선우 프리킥이 상대 수비를 맞고 흘렀다. 권창훈이 다시 머리로 밀어줬고 페널티박스 안에 포진한 송주훈이 볼을 잡았다. 송주훈은 침착하게 왼발 터닝슈팅으로 연결했고, 볼은 콜롬비아의 오른쪽 골망으로 빨려들어갔다.
선제골을 내준 콜롬비아는 퀸테로와 코르도바가 계속해서 슈팅을 날렸다. 이창근 골키퍼의 안정된 선방과 수비수들의 투지에 막혔다. 상대의 공격에 거세졌지만 송주훈-연제민을 앞세운 수비조직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수비가 안정되자 역습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32분에는 권창훈과 절묘한 2대1 패스를 이어받은 김 현이 멋진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36분에는 역습에 나선 심상민이 페널티박스에 넘어졌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후반들어서도 한국의 조직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7분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강상우가 오른쪽에서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김 현이 가슴으로 잡아 멋진 시저스킥을 날렸지만 살짝 빗나갔다. 이 찬스 이후 한국은 계속해서 콜롬비아에 공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리드를 지키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돋보였다. 수비조직력도 무너지지 않았다, 퀸테로와 코르도바가 계속해서 한국의 골문을 열기위해 슈팅을 날렸지만 한국의 수비는 견고했다. 43분 발란타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가슴철렁한 장면도 있었지만 경기 막바지로 갈수록 '주장' 이창근의 선방이 돋보였다. 46분 퀸테로의 완벽한 슈팅을 슈퍼세이브로 막아낸 것은 압권이었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던 한국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다. 퀸테로에 프리킥골을 내줬다. 세리머니 도중 휘슬이 울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 아쉬운 실점이었다.
90분간 치열한 경기를 치른 양팀은 연장전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승부차기를 감안한 듯한 경기 운영이었다. 연장 후반 베르가라에게 위험한 찬스를 내줬지만, 다행히 슈팅이 약했다. 쉴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이 곳곳에서 다리를 잡고 쓰러졌다. 그만큼 혈투였다. 그리고 찾아온 운명의 승부차기. 양팀의 혈전은 승부차기에서도 이어졌다. 무려 9명의 키커가 나섰다. 한국은 두번째 키커 송주훈이 실축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콜롬비아 네번째 키커 아길라르의 킥을 이창근이 막아내며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양 팀은 5명의 키커가 나란히 성공행진을 이어갔다. 9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났다. 한국은 이광훈이 침착하게 성공시킨 반면, 콜롬비아는 발란타의 킥이 허공을 갈랐다. 경기는 한국의 8-7 승리로 끝이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