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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청주 홈개막전 선발 제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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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의 짐을 덜어라.'

한화가 10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지는 두산과의 홈 개막전에 양 훈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청주 개막전은 한화에게 남다른 의미를 안겨주는 시작점이다.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잡은 한화는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4월 한 달간 청주구장을 임시 홈으로 사용한다.

그렇지 않아도 야구구경에 목마른 나머지 유난히 열성적인 청주 팬들 앞에서 시즌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한화 구단은 박찬호 류현진 김태균 등 간판 3총사를 앞세워 거창한 홈 개막행사까지 준비하고 의욕적인 출발을 벼르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무대에 돌아온 스타 박찬호가 선발 투수로 나선다면 관심몰이 측면에서 금상첨화다. 박찬호의 홈 개막전 선발 출격이 유력하게 점쳐진 근거는 또 있다.

박찬호는 지난 8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불펜에서 사이드피칭을 했다. 보통 선발투수는 등판 이틀 앞두고 사이드피칭을 시작하기 때문에 박찬호의 10일 등판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전력 정보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찬호의 등판 일정 만큼은 비밀에 부치겠다고 한 한대화 감독도 이 가능성에 대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하지만 한 감독이 정작 꺼내든 카드는 양 훈이었다. 박찬호를 홈 개막전에서 제외할 만한 이유가 있어다.

팬 서비스, 흥행을 좇다가는 실리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감독으로서는 우선 박찬호의 성공적인 시작을 밀어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담감을 최소화시켜줘야 한다.

애석하게도 한화는 롯데와의 원정 개막 2연전에서 연패를 했다. 믿었던 에이스 류현진이 시즌 첫 홈런의 희생양이 됐고, 잦은 실책성 수비와 찬스를 살리지 못한 방망이 등으로 연패를 자초하다시피 했다.

이제 시작이지만 초반 2연패로 팀 분위기는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이럴 때 가뜩이나 주목받고 있는 박찬호가 등판한다면 부담감이 가중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한국 복귀 이후 신고식을 제대로 치러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어깨가 무거운 박찬호다. 박찬호는 17년 메이저리그 경험자답게 전혀 내색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 감독 입장에서는 최대한 부담을 경감시킨 상태에서 등판할 수 있도록 작은 배려라도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박찬호는 지난 시범경기에서 2차례 등판해 8⅓이닝 동안 16안타 12실점으로 평균 자책점 12.96를 기록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이었다. 박찬호 혼자 힘으로 승리를 챙기기는 힘든 현실인 만큼 야수진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뒤 박찬호를 뒷받침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다른 이유는 양 훈에 대한 기대감이다. 분위기 쇄신용으로 양 훈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양 훈은 두산전에 강한 편이다. 양 훈은 지난해 총 6승(10패)을 챙겼는데 두산전에서 2승(1패)를 챙겼다. 4차례 등판했던 두산전 승률이 0.667로 한화 선발진 가운데 가장 믿음직했다.

지난해 평균 자책점이 4.28이었던 양 훈은 두산전에서 만큼은 3.05로 호투했다. 두산을 상대로 연패를 끊어줄 선발자원으로 양 훈 밖에 없는 셈이다.

양 훈이 연패를 끊어준 뒤 박찬호가 부담없이 등판해 반전의 발판까지 마련해 준다면 한화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인 것이다.

박찬호의 홈 개막전 선발 제외는 이유있는 승부수였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